국내 남자 프로농구 행정을 총괄하는 KBL(한국농구연맹)이 올해로 출범 7년째를 맞았다. 그동안 KBL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금싸라기 땅에 230억원짜리 사옥까지 지을 만큼 외형적으로 엄청난 성장을 했다. 축구회관(서울 신문로) 5층에서 셋방살이를 하고 있는 프로축구연맹이 부러워할만 하다.
하지만 이같은 '거대 조직' KBL이 각종 현안마다 주먹구구식으로 일관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230억원짜리 빌딩주인에 어울리지않는 허술한 '시스템'과 의욕없는 탁상행정이 그 원인인 것 같다.
요즘 프로농구 최대 이슈로 떠오른 코리아텐더 매각 문제만 해도 그렇다.
농구단 한팀이 없어질 판인데도 KBL은 느긋하게 뒷짐만 지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3일 여수에서 열린 '코리아텐더 인수 대토론회'를 보자. 이날 수많은 농구인들과 여수시 관계자, 팬들이 모여 팀회생을 위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하지만 그 자리에 당연히 있어야 할 'KBL 관계자'들의 모습은 단 한명도 보이지 않았다.
현재 코리아텐더 인수문제와 관련, KBL이 풀어야 할 과제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여수시가 코텐을 운영할 경우 법적 장치를 보완하는 문제, 네이밍 스폰서십(유니폼 광고)에 대한 규정, 15억원에 이르는 농구발전기금을 유예하는 문제….
한 농구인은 "토론회에 얼굴조차 비치지않은 KBL측의 무신경이 놀랍다. 이번 코텐 매각문제에 관
련해 KBL이 한 일이 도대체 무엇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뿐 아니다. 최근 농구단간의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진 '김 훈 파동'은 허술한 FA 규정이 발단이 됐다. 하지만 KBL은 팔짱만 끼고있다 사건이 확대되자 부랴부랴 해묵은 서류철을 뒤지는 부산을 떨었다.
"골프 규정은 달달 외우는 것 같은데 정작 농구 규정을 모르다니…."
요즘 KBL 쪽으로 쏟아내는 농구계의 불만은 위험수위를 넘은 것 같다.
KBL은 90년대 초반까지 엄청난 인기를 누리던 배구가 '군소종목'으로 전락한 이유를 곰곰히 되새겨봐야 한다.
(스포츠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