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시 A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김모(16)군. 학교성적이
중상 정도인 김군은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섹스야동'이라는
커뮤니티를 개설했다 최근 경찰에 적발됐다. '야동'은 남녀 간 성행위
등 포르노 동영상을 일컫는 인터넷 은어(隱語). 김군은 이 커뮤니티에
10~20분 분량의 짧은 동영상을 올려놓고 방문자가 1편을 다운로드할
때마다 100~500원의 정보 이용료를 챙겼다. 동영상은 파일공유 사이트나
인터넷 검색을 통해 무료로 쉽게 구할 수 있었다. 김군은 경찰에서 "새
신발과 옷을 사기 위해 사이트를 운영했다"며 "나는 돈을 얼마 못
벌었지만 주변에는 수백만원 벌었다는 아이도 있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이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가 성인 음란물로 물들고
있다. 경기경찰청이 지난달 인터넷에 음란물 커뮤니티를 운영한 혐의로
입건한 174명 중, 36명(20.6%)이 중·고등학생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적발된 청소년들은 커뮤니티 제목으로 대부분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문구를 사용했다"며 "한 경찰서의 경우 적발된 20여명 중 절반 이상이
중고생이었다"고 말했다.
한 포털사이트의 10대 대상 커뮤니티. '만 19세 제한구역'이라는
배너를 클릭하자 남녀의 나체사진 등이 떴다. '제한구역'에는 음란
이야기, 성인 만화, 포르노 사진과 동영상 등 340여건이 올라 있었다.
회원 수가 4200여명에 달하는 이 홈페이지의 운영자는 놀랍게도
초등학생. 이곳에 음란물을 올린 회원의 인적사항에는 여중생이 가장
많았다. 게시판에는 "잘 봤어요" "더 좋은 자료 부탁합니다" "직접
해 볼 사람은 내 메일로 연락주세요" 등의 글이 올라 있었다.
한국사이버감시단은 "청소년들이 기존의 성인사이트를 보고 즐기던
것에서 이제는 제작자로 바뀌는 시대"라고 진단했다.
중학교 동창들이 함께 운영하는 한 커뮤니티의 경우 초기 화면에는 출신
중학교 교장과 담임교사, 학교 사진 등이 떠 있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자 일본·서양에서 만든 포르노 동영상, 목욕탕·화장실 등에서
찍은 몰래 카메라를 비롯한 120여개의 음란물이 올라와 있었다. 회원
수가 4000명이 넘는 이 커뮤니티의 소개 글에는 "야한 동영상만 보고
탈퇴하지 말라"는 경고가 달려 있었다.
청소년들이 이처럼 음란물을 올리는 것은 성(性)에 대한 관심뿐 아니라,
최근 커뮤니티 회원 수를 늘리는 게 청소년들 사이에 유행처럼 번져 있기
때문. 성인 음란물을 통해 회원을 끌어들이려는 것이다.
480여개의 음란물이 올라와 있는 커뮤니티 운영자 김모(16)양은 "야한
거 좋아하는 남자애들 때문에 올려놓은 것인데 그런 거 보고 많이 오면
좋지 않느냐"며 "남학생들로부터 연락이 많이 와 친구들이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김양은 "요즘 야한 것에 관심들이 많은데 이를
이용해서 홍보를 하는 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국사이버감시단이 지난해 9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개 포털사이트의
141만1291개 커뮤니티 가운데 1만155개(7.2%)가 음란성이었으며, 이 중
상당수는 청소년들이 만든 것이었다. 한국사이버감시단은 올해 들어
200여개의 음란물이 담긴 커뮤니티를 발견, 해당 업체에 시정을
요구했다.
청소년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가 음란물로 오염되면서 탈선에 빠지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커뮤니티 운영자 이모(15)양은 "친구 중에
커뮤니티를 통해 알게 된 대학생 오빠와 '데이트'하고 온 친구가
있다"고 말했다. 공모(15)양은 "야한 자료들을 본 남자들이 운영자
소개란에 써 놓은 내 메일로 '만나자, 재밌게 놀자'라는 글을 보내
온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커뮤니티를 통해 청소년 성매매가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포털사이트 업체측은
청소년들이 운영하는 수많은 커뮤니티를 일일이 살펴보는 것이 힘든데다,
커뮤니티 안에 올라와 있는 음란물까지 단속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