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上海) 최고 갑부인 저우정이(周正毅·42) 눙카이(農凱)그룹
회장이 중국 당국으로부터 불법대출 등 비리혐의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홍콩 정부가 3일 새벽 그의 부인인 마오위핑(毛玉萍)
상하이무역(上海商貿) 주석을 전격 구속했다. 베이징(北京)·상하이
공산당 간부들과 고위 공무원들, 홍콩의 금융기관·공무원, 증시
투자자들은 사태가 갈수록 커지자 바짝 긴장하고 있다.

◆ 중국 민영기업, 투자자에 또 피해 =홍콩의 부패 전담조사기관인
염정공서(廉政公署·ICAC)는 3일 새벽 1시30분 저우 회장 부인 마오위핑
주석과 회사 임직원 등 20명을 은행 대출비리 혐의로 무더기 구속했다.
염정공서는 지난 2일 마오위핑 주석을 전격 소환했었다.

밍바오(明報) 등 홍콩 언론들은 "구속된 인사들 중에는 최근 중국은행
홍콩법인 부총경리직을 사임한 우시룽(吳細榮) 중소기업위원회 위원도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홍콩 싱다오(星島)일보는 "우 전 부총경리는 저우 회장 부부에게 20억
홍콩달러(3200억원선)를 불법 대출한 사건에 연루됐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고, 밍바오는 "20억달러뿐 아니라 그간 수년간에 걸쳐
이들에게 불법대출해 준 금액은 100억 홍콩달러(1조6000억원선)에
가깝다"고 보도했다.

홍콩에는 눙카이그룹 계열 상하이부동산·상하이무역·상하이금융 등 세
업체가 영업 중이다. 이들 중 상하이부동산·상하이무역 등 두
상장사들은 지난 2일부터 거래중지 조치됐다. 이들은 5월 28일부터 저우
회장의 조사설이 나돌면서 주가가 폭락세를 보여와 소액투자자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홍콩 증시에서는 작년 양빈(楊斌) 어우야그룹 회장 겸
신의주 특구 초대 장관이 구속되는 바람에 상장사인 어우야농업 지주회사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본 바 있다.

눙카이그룹은 근거지인 상하이에서도 10여개 은행들로부터
10억위안(1500억원)의 대출을 받았으며, 이들 금융기관들은 대출금을
떼일 것을 우려해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홍콩 언론들은 전했다.

◆ 대출 및 부동산비리, 사태 계속 커질 듯 =저우 회장은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Forbes)지에 의해 작년 중국의 11대 갑부로 지명됐다.
그러나 최근 중국 관영언론들을 통해 대출 비리와 부동산개발 분쟁과
관련해 중국 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저우 회장은 대출·부동산비리 등과 관련, 중국 국가은행감독위원회와
공산당 중앙기율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으며, 상하이시 징안(靜安)구
재개발사업을 둘러싼 이주 보상비 문제로 징안구 정부와 이견을 보여
상하이 출경(出境)금지 조치를 받은 상태다.

홍콩 언론들은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개입하고 있는 것은 공산당
고위급 당국자도 이번 사건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며, 국가안전부는
해외기관이나 주요 인물 관련 문제에 개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하이의 리자청(李嘉誠)'으로 불리는 저우 회장은 중국·홍콩에서
사회간접자본과 하수처리시설·부동산·농업·첨단산업 등에 투자해
왔으며, 상하이와 홍콩 증시에 각각 두 개의 상장사를 거느리고 있다.
하지만 상하이내 은행들로부터 받은 대출로 부동산 등 자산을 산 후 이를
담보로 홍콩에서 다시 대출받는 등의 수법으로 외형을 불려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홍콩=이광회 특파원 santaf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