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김창국)가 최근 '양심적 병역거부' 이해를 돕기
위한 다큐멘터리 제작에 예산을 지원한 것으로 밝혀졌다.


인권위는 지난 4월 말 선정한 '2003년도 인권시민단체 협력사업'에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제개선을 위한 연대회의'가
신청한 '병역거부권과 대체복무제 이해를 돕기 위한 교육용 다큐'를
포함시켰다고 2일 밝혔다. 인권위가 이 단체에 지원한 돈은
1300만원이다.


이에 따라 연대회의는 병역거부운동의 흐름과 대체복무제 도입의
정당성을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실례·증언을 통해 보여주는 내용의
다큐멘터리를 11월 말까지 제작,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문제는 양심적 병역거부를 둘러싸고 사회적으로 첨예한 대립이 계속되고
있는 시점에서 국가기관인 인권위가 예산 지원에 나섰다는 점이다.
병무청 관계자는 "젊은이들 사이에 병역기피 의식이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에서 양심적 병역거부를 허용하면 징병제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며 "인권도 중요하지만 국가안보를 담당하는 입장에서 인권위가
국가예산을 병역거부 운동 단체에 지원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 법원은 현행 병역법에 대해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 규정이 없어 기본권 침해 소지가 있다며 헌법재판소에 위헌
제청을 했지만, 아직 결정이 내려지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인권위는 이번 지원이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인권위 국내협력과 관계자는 "투명성·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협력사업자 선정에 인권위는 전혀 개입하지 않고 있다"며
"이번 결정은 인권위에 소속되지 않은 교수, 시민단체 활동가 등
7명으로 구성된 사업심사위원회에서 내려졌다"고 말했다.


한편, 연대회의는 "인권위가 양심적 병역거부 운동에 대해 인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입장을 표명하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