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교육행정 업무를 초고속인터넷망으로 처리하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에 대해 지난 26일 '전면 재검토'를 발표했던
윤덕홍(尹德弘) 교육부총리가 불과 이틀 만에 '6개월 후 NEIS
시행'으로 발표 내용을 뒤집는 듯한 발언을 잇달아 하면서, NEIS 사태가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NEIS 찬반 양측이 모두 반발하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합의 당사자로 승리 분위기에 젖어있던 전교조는 즉각 "NEIS 합의를
파기하는 거냐"며 발끈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전교조가 참여하고 있는
교육개혁시민연대 등 시민·교육·노동단체 대표들은 30일 기자회견을
갖고 NEIS 합의안의 성실한 이행을 촉구했다.
반면 한국교총과 한교조, 전국 교장단 등은 NEIS 시행을 시사한 윤
부총리 발언에 상관없이 'CS 업무 거부, NEIS 고수, 윤 부총리 퇴진'을
주장하고 있다. 한국교총과 한교조도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6월 7일
서울에서 대규모 장외집회와 함께 6월 중 연가투쟁을 강행하겠다고
압박했다.
상황이 이처럼 뒤죽박죽이 돼버린 것은 윤 부총리와 교육부의 어정쩡한
태도에서 비롯되었다.
26일 합의내용이 발표되자, 교총과 전교조는 모두 NEIS가 물건너 간
것으로 해석했다. '고3은 NEIS로 가되, 고2 이하는 2004년 2월까지 NEIS
이전 체제로 시행한다'는 내용 때문이었다. 전교조는 29일 성명에서도
"합의내용은 NEIS 시행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라 폐기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못 박았다.
즉, 전교조는 고2 이하에서 NEIS로 가는 것은 합의 파기라는 입장인
반면, 교육부는 "고2 이하에서 NEIS로 가도 되느냐"는 물음에 이것도
저것도 아닌 애매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실무진은 '전면 재검토'
정도만 합의하면 될 것을 굳이 '고2 이하는 NEIS 이전체제로
시행한다'고 덜컹 합의했느냐며 윤 부총리를 원망하고 있다.
교육부는 다음달 2일 NEIS 관련 일선학교 세부 시행지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교조를 의식해 고2 이하에서 NEIS를 시행해도 된다고 명확히
하지는 않는 대신, 일선 학교에서 NEIS로 가더라도 사실상 방치하는
쪽으로 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대부분의 학교는
고3은 물론 고2 이하도 NEIS를 그대로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교장에게 재량권을 줄 경우 학교 내 마찰이 클 우려가 있어, 시·도
교육감에게 맡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이 경우 전교조측과의 또
다른 마찰이 예상돼 교육부의 최종 입장 정리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