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전국 시·도대표 교장단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국국공사립초중고교장회장협의회(회장 이상진) 긴급 이사회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전국에서 올라온 교장들은 분노에 찬 표정이었다.
교장단은 "교장직을 걸고 CS 복귀를 거부하고 NEIS 체제를 유지한다"고
일사천리로 결의하는 등 교육부와의 일전불사도 각오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상진 회장은 "이날 참석한 교장 중 결의문에 반대한 교장은
한 명도 없었으며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개별 학교 책임자인
교장들이 집단적으로 교육부의 결정에 반기를 들고 나옴에 따라 교육부와
전교조 합의는 무력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사회에 참석한 충북 C중학교 김모 교장은 "대부분의 교사들, 특히
일부를 제외한 전교조 교사들까지도 NEIS로 가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교육부가 이와는 정반대의 결정을 했다"며 "교육부는 도대체 뭐하는
곳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경북지역에서 올라왔다는 한 교장은 "지방은 지금까지 교육부 지시를
순순히 따라 NEIS 이전을 완전히 끝내고 CS를 폐기했는데, 어떻게 CS로
갈 수 있느냐"고 했다.
이사회 도중에는 "회장단이 너무 나약하다" "더 강력하게 나가야
한다"는 주장도 쏟아졌다. 한 교장은 격앙된 목소리로 "한국교총이
연가투쟁을 한다고 하는데 우리도 참여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회장단에
주문했다. 그러나 또다른 교장은 "전교조든 교총이든 연가투쟁은
안된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일부 교장은 윤덕홍(尹德弘) 부총리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서울
P초등학교 이모 교장은 "오락가락하는 발언 등으로 이미 교사들은 물론
교육부 관료들로부터도 신뢰성과 지도력을 상실해 사실상 반신불수가 된
윤덕홍(尹德弘) 부총리는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교장은
"아무런 교육철학이 없는 윤 부총리는 한마디로 자격미달"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교장단은 전교조를 겨냥, "인권침해를 기술적으로 저지할 수
있음에도 전교조가 NEIS 체제를 반대하는 것은 자신들의 나태와 무책임을
보장받으려는 반개혁적이고 수구적인 것"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이
조속한 시일안에 결단을 내려 교육현장이 혼돈 속에 빠져들어가 국가적
위기가 초래되는 것을 막아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시학부모회총연합회 등 부산지역 초중고교 교장단과 교사모임
등으로 구성된 '교육부총리 퇴진 및 교육정상화를 위한 범시민
참여연대'는 29일 성명을 통해 "지금의 상황은 정부의 정책기능이
실종된 '교육정책 공황사태'"로 규정하고 "정부의 모든 정책에 대해
업무협조를 거부하고 대대적인 정책 불복종 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일선 학교 정보화 담당 교사들의 모임인 전국교육정보화담당협의회는
전국 1만여 초중고 정보화 담당 교사들을 상대로 CS 업무 거부를 위한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교육부는 일단 각 학교 사정에 맞게 CS든 수기 든 자율적으로 처리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나, 일선학교가 이마저 무시하고 NEIS로 계속 강행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고민만 거듭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징계권자인 교육감만 쳐다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교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교육감들의 집단행동은 교육계 전체를
무정부상태로 만들 것"이라며 "교육부 관료들은 분쟁의 씨앗을
뿌려놓고 윤덕홍 부총리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