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화되는 데 필수적으로 따르는 세 가지 조건이 있다고 한다.
'비행기 타는 것을 즐길 수 있을 것' '잠자리가 바뀌어도 아무
곳에서나 잠을 잘 수 있을 것', 그리고 '세계 어디에 가더라도 음식
때문에 애를 먹지 않을 것'이다. 서울은 도시 규모에 비해 세계 각국의
음식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은 아니다. 한국인의 입맛이 너무
보수적이어서 생소한 음식으로 식당을 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식당들이 생긴다 하더라도 오리지널 맛을 포기하고 곧 한국 사람들의
입맛과 타협을 하고 만다. 아래 식당들은 비교적 적당한 가격으로 그
나라 음식의 독특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치뽈리나
홍대 앞의 이탈리아 레스토랑. 이탈리아에서 요리를 배우고 돌아온
여주인이 직접 음식을 만든다. 1만원 미만의 가격으로 바삭하면서도
고소한 도우(피자 밑판)의 정통 이탈리아 피자와 파스타를 맛볼 수 있다.
1인당 1만원 내외의 가격으로 이탈리아 '동네 식당' 같은 소박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어 친근감을 더한다. 대학가의 식당답게 연인이 즐길
수 있는 연인들을 위한 세트메뉴, 두 종류의 피자를 한 판에 반반씩
나누어 굽는 컴비네이션 피자 등 아이디어도 참신하다. 337-5461
◆살람(SALAM)
중국 음식, 프랑스 음식과 더불어 세계 3대 음식으로 꼽히는 게 터키
음식이다. 이태원에 있는 이슬람 성원과 같은 건물에 있는 터키
레스토랑, 살람은 터키의 정통 케밥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10여년간
터키에서 이슬람 공부를 하고 돌아온 정진수씨가 오픈했는데, 이슬람
성원의 공식 음식 공급식당이기도 하다. 케밥은 주로
양고기·소고기·닭고기 등으로 만들며 가격은 한 꼬치에 5000원 내외.
"양고기가 어떤 맛일까" 평소 궁금증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은 아무런
양념도 없이 양고기와 양송이 버섯을 꼬챙이에 끼워 숯불에 굽는
시시케밥(shish shish kebab)에 도전해 볼 것을 권한다. 그러나 양고기만
하더라도 조리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종업원과 의논해서 취향에 맞는 소스
등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분위기는 비교적 평범하지만 아랍의 물담배 등
이국적인 경험을 즐길 수 있다. 793-4323
◆르셍떽스(Le Saint-Ex)
프랑스 사람들은 가볍게 들러 와인도 한 잔 하고 식사도 즐길 수 있는
서민풍의 레스토랑을 비스트로(bistro)라 부른다. 이태원 뒷골목의
르셍떽스는 프랑스적인 분위기가 물씬한 비스트로풍의 프렌치
레스토랑이다. '르 생떽스(Le Saint-Ex)'라는 식당 이름은 프랑스의
작가인 생텍쥐페리의 이름에서 따온 것. 프랑스인 요리사는 한국화되지
않은 정통 프랑스 음식을 소개하는데 전채와 샐러드 등은 고정되어 있고
메인 음식은 3일에 한 번씩 바뀌는 것이 특징이다. 프렌치
레스토랑으로는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대로 1인당 2만5000~3만원 정도의
비용을 예상하면 된다. 주말에는 오믈렛이나 크레이프, 파이 등 간단한
브런치(우리로 치면 아침과 점심을 겸한 '아점') 메뉴를 선보이며,
적당한 가격대의 프랑스 와인을 다양하게 구비하고 있다. 주차장이 멀리
떨어져 있으니 차를 가지고 가는 사람들은 미리 전화로 주차장 위치를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다. 795-2465
◆미타니우동
리틀 도쿄로 불리는 동부이촌동 삼익상가 지하에 있는 간이 주점
스타일의 일본 식당. 일본인 미타니씨가 주인이며, 우동·덮밥 등의 식사
메뉴와 다양한 일본의 가정식 메뉴를 안주로 맛볼 수 있다. 한때는
손님의 90%가 일본 사람들로 동부이촌동에 거주하는 일본인들의 아지트
같은 곳이었으나 점차 한국 사람들에게도 소문이 나 지금은 한국 손님과
일본 손님의 비율이 반반이다. 모든 재료는 일본에서 직접 들여 오는데
쫄깃한 면발과 개운한 국물의 우동도 맛이 훌륭하고, 연어알·참치 등을
김과 함께 밥 위에 올려 주는 덮밥도 아주 맛있다. 가격이 다소 비싼
편이며 양이 적어 감질내는 사람도 있다. 797-4060
◆발리
이태원 해밀튼호텔 뒷골목의 인도네시아 음식점. 커다란 파라솔 테이블과
인도네시아 풍경을 가득 담은 사진·장식들이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식당이다. 인도네시아 음식은 전체적으로 매콤하면서도 달짝지근한
맛으로 향신료 등이 부담스럽지 않아 몇 번 먹다 보면 쉽게 친숙해질 수
있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있는 메뉴는 밥에 닭고기·양고기·해물 등을
넣고 볶는 인도네시아식 볶음밥 '나시 고렝'(7000~8000원)과 왕새우를
튀겨 매콤한 소스에 버무린 달콤·매콤한 맛의 '우당
고렝'(1만5000원)이지만 소고기·닭고기·양고기·해산물 등을 이용해서
만드는 다양한 메뉴가 있으므로 종업원에게 조언을 구해 새로운 음식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모든 음식은 인도네시아인 셰프가
만든다. 749-52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