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봉식, 똥파리와 친구야
(김리리 글/이상권 그림/ 우리교육/6500원)

제목도 표지그림도, 어서어서 책장을 열어보라고 개구쟁이들을
손짓한다. 공부도 못하고 얼굴도 못생기고 방귀만 잘 뀌어대는 덜렁이
봉식이가 주인공. 팬터지도 아니고 서사물도 아닌 이 생활동화가
따분하지 않은 건, 아이들 평범한 일상에 숨어있는 웃음의 코드들이
재기발랄하게 조합된 덕분이다.

봉식이에게 일어나는 다섯 편의 콩트 중 가장 재미난 건 똥파리와 친구가
된 봉식이 편. 여동생 봉순이와 싸우다가 아빠에게 혼난 봉식이가 옷장
속에 숨었다가 한 마리 파리로 돌변, '멋진 녀석!'이라는 칭찬을 생전
처음 해준 똥파리와 친구가 된다는 이야기다. 축구시합 하는
친구들에게로 날아갔다가 덕구에게 붙잡힌 봉식이를 동네의 파리떼가
날아들어 구조하는 장면에선 웃음이 절로!

'봉식이가 준비한 최고의 선물' 편도 재미있다. 엄마 아빠의
결혼기념일 선물을 마련하기 위해 무려 7500원을 모아둔 구두쇠 봉식이가
하필 도둑 맞은 물건을 사버리는 바람에 벌어지는 해프닝. 결국 누나의
도움으로 케이크만 산 채 엄마 아빠 앞에서 엉덩이로 '사랑해요'를
쓰는데, 이 대목을 묘사한 그림이 또 웃음을 자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