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조범현 감독(43)이 일을 냈다. 가장 어린 감독이 젊은 팀 SK를 1위로 끌어올렸다. 24일 현재 26승1무 14패를 기록, 베테랑 선배감독들을 모두 제쳤다. 아직 확실한 색깔을 내고 있지는 못한 새내기 감독. 매경기 승부를 뒤돌아 볼 여유가 없는 처지다. 하지만 삼성만큼 막강하지는 않은 전력의 팀을 선두로 올린데는 분명 이유가 있다.
과연 조감독의 야구는 어떤 것일까. 평가서를 쓴다면 수비를 중시하는 '아기자기한 데이터 야구'라고 할만하다.
▶지키는 야구
조감독은 공격보다 수비에 중점을 둔다. 최근 팀타선이 터지면서 팀타율 1위(0.284)를 달리고는 있지만 무게중심은 수비다. 포지션중에 포수를 가장 중시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야구가 투수놀음이기는 하지만 포수가 어떻게 리드하고 수비의 중심을 잡아주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는 게 조감독의 지론. 그러면서 "공격은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 하지만 수비는 그런 기복이 없다. 그래서 지킬 점수는 꼭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
▶감을 조금 보탠 데이터 야구
SK는 현재 8개구단중 가장 최첨단의 전력분석 시스템을 갖고 있다. 조감독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스승은 '데이터 야구'의 최고봉 김성근 전 LG 감독이다.
조감독 야구의 틀을 여기서 감잡을수 있다. 데이터 야구다. 하지만 무조건 데이터를 신봉하지는 않는다. 느낌도 보탠다. 확률쪽에 조금 더 기울어지기는 하지만.
▶선수관리는 자율로
선수단을 장악하지 않는다. 그럴 마음도 없다. 간섭많은 시어머니 보다 큰 형님같은 편안한 느낌이다.
하지만 조건이 있다. 선수들이 해야 하는 기본적인 규칙은 꼭 지켜야 한다. 어기면 용서가 없다.
'스스로의 의지로 자신의 행동을 규제함'이란 자율의 의미가 조감독의 뜻이다.
▶경기는 만든다
조감독은 감독을 맡으면서 '선이 굵은 야구'를 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지금은 바뀌었다. "지난 4월24일 롯데전에서 7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무승부로 끝난 뒤 선수들에게 무작정 맡겨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선수를 믿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팀에 아직 어린 선수들이 많아 경기중에 컨트롤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고 말한다.
그래서 경기를 아기자기하게 만들어 간다. "나는 아닌 것 같은데"라고는 하지만 작전이 많은 편이다.
(스포츠조선 신보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