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어항(漁港)들이 관광 명소로 탈바꿈된다.
부산시는 『내년부터 10년간 지역 어항을 해양문화·관광의 거점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부산 시내 어항들은 모두 51개. 동쪽 끝 기장군 월내항에서 서쪽 끝 강서구 가덕도 장항항까지 부산 연안 전체(126.2㎞)에 걸쳐 있다. < 그림 참조 > 국가가 관리하는 사하구 다대포, 기장군 대변항에서부터 구·군에서 관리하는 사하구 홍티항까지 규모도 각양각색이다. 예를 들면 대변항을 무대로 활동중인 어선은 120여척에 이르지만 홍티항의 어선은 20척에 못미친다.
부산시 정계환(鄭桂煥)수산행정담당은 『수백, 수천년부터 마을이 형성돼 있었던 부산지역 각 어항들은 바다를 낀 천혜의 자연환경외에 수많은 전설과 문화를 간직한 보고(寶庫)』라며 『이런 어항의 잠재력을 갈고 닦아 관광의 보석(寶石)으로 만들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실제, 대부분의 부산 시내 어항들은 버려지다 시피한 곳. 「어항」하면 비린내, 이곳 저곳에 뒹구는 폐그물, 이리저리 굴러 다니는 생선 상자 등 지저분한 이미지가 떠오를 정도다.
부산시는 이런 어항의 변신을 위해 오는 6~7월쯤 전문기관을 선정, 종합적이고 구체적인 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을 발주하고, 7월중 일본·덴마크·노르웨이 등 해외 성공사례에 대한 실사도 벌일 계획이다. 부산시는 지난 22일 편성된 올해 추경에 용역 발주에 필요한 예산 3억원을 확보했다. 부산시는 내년 상반기중 이 용역 결과가 나오면 하반기중 계획 실행에 들어갈 방침이다.
내년 하반기엔 우선, 지역 연안중 동·중·서부 등 권역별로 1개씩의 어항을 선정, 각 100억원을 투입해 「관광복합형 어항 육성」에 들어간다는 것. 부산시는 이 사업비를 마련하기 위해 최근 행정자치부와 국비지원 협의를 벌이는 중이다. 부산시가 국비지원 협의를 위해 행자부에 낸 설명서에 따르면 3개 어항에 특산물 판매장, 일출·일몰 전망대, 낚시시설, 전통문화유적 보존관, 체험시설 및 야영장 등의 시설을 만든다는 것.
부산시측은 또 각 어항에 전해져 오는 전설 등을 이용한 관광상품 개발, 요트·윈드서핑·모터보트·스노클링·스킨 스쿠버 등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마리나 리조트 조성, 어항별 특색을 살린 소규모 축제 개최 등도 구상중이다. 부산지역 어항에 전해오는 전설·설화는 영도 하리·중리항엔 삼신할미 전설, 기장군 두호항엔 고산 윤선도 선생이 머물면서 글을 새긴 바위, 기장군 칠암항엔 7개 바위에 얽힌 전설 등 다양하고 재미있다.
전문가들은 또 기장군 학리항 등에선 100여가지가 넘는 굿들이 백화점식으로 선보이는 풍어제, 가덕도의 어항에 남아 있는 숭어잡이 전통어법(漁法) 등 개발 잠재력을 가진 관광자원들이 부산 어항들에 즐비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부산의 어항중 일부는 이미 각종 축제의 무대가 되고 있다. 수영 어방축제(민락·남천항), 가덕도숭어들이(가덕도 어항들), 기장멸치축제(대변항) 등이 그것.
부산시 권영찬 수산행정과장은 『용역이 끝나야 구체적인 계획이 확정되겠지만 매년 3개 어항씩 10년간 30개 정도의 어항을 「관광복합형」으로 개조할 생각』이라며 『총 사업비는 대략 3000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으며 국비와 시비(市費)로 각 절반씩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