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김병현(24)이 트레이드를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를 끝냈다.

김병현은 23일(이하 한국시간) 마이너리그 훈련장인 투산의 일렉트릭파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설령 트레이드된다 해도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담담히 수용할 자세를 분명히 했다. 어쩌면 트레이드를 은근히 기다리고 있는듯한 분위기마저 적잖이 감지됐다.

오른 발목에 이은 왼쪽 허벅지 부상과 코칭스태프와의 불화설, 트레이드설 등으로 온통 얼룩진 최근의 어지러운 행보에 비하면 표정이 의외로 밝고 활기차 그새 '마음 정리'를 단단히 했음을 엿보게 했다.

한편 22일 트리플A 3번째 등판인 라스베이거스 51s전에서 얻은 왼쪽 허벅지 뒷쪽 근육통이 악화돼 28일 샌프란시스코 원정게임으로 예정됐던 복귀전은 또다시 미뤄졌다. 이로써 지난 1일자로 부상자명단에 오른 김병현은 5월 한달을 꼬박 날리게 됐다.

-왼쪽 허벅지를 다친 경위는.

▶어제(22일) 경기에서 3회 번트를 댄 뒤 더블플레이를 피하려고 전력질주를 하다가 갑자기 근육이 삐끗했다. 오른 발목 부상으로 러닝을 충분히 못한 탓에 생전 처음 햄스트링(근육통)까지 걸렸으니 따지고 보면 발목 부상이 간접적인 원인이다.

-오른 발목과 왼쪽 허벅지의 부상 상태는.

▶오른 발목은 80∼90% 회복된 것 같다. 그러나 왼쪽 허벅지는 자고 일어나 보니 훨씬 더 통증이 심하다. 최소한 한차례는 더 등판을 걸러야 할 것 같아 28일 샌프란시스코전은 무리다.

-코칭스태프와의 불화설에 대한 입장은.

▶트리플A에서 하나 빅리그에서 하나 야구는 마찬가지다. 빅리그에 늦게 올라간다 해도 굳이 서운할게 없다. 그냥 지시에 따라 등판할 뿐이다. 한때 기분 나쁜 것도 있었지만 관점의 차이였다고 믿고 싶다. 하지만 솔직히 지금 당장 봅 브렌리 감독과 만나 겉으로 아무 일도 없었다는듯 행동할 마음은 없다.

-지난 21일 뱅크원볼파크에 잠시 불려왔다가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는데.

▶그날 선발 투수인 엘머 다센즈가 오래 던지지 못하니 구원으로 대기해야 한다는 지시를 받고 급히 뱅크원볼파크로 이동했는데 막상 가니 척 니핀 투수코치가 왜 왔냐고 물어 당황했다. 알고보니 봅 브렌리 감독이 마이너에 계속 머물라고 번복해서 재지시를 했는데 마이너리그에선 아무도 들은 사람이 없다고 했다. 그날 일은 야속했다기보다는 단순한 의사전달 착오로 빚어진 결과라고 본다.

-최근 재가열된 트레이드설에 관한 생각은.

▶마음 편한 곳에서 야구를 하고 싶다. 나는 어차피 애리조나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 일종의 용병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의 팀에 굳이 집착할 필요는 없다. 지난 겨울과 마찬가지로 나 자신은 트레이드에 관해 개의치 않는데 부모님이나 주위분들이 신경쓰시는 것이 늘 마음에 걸린다.

-향후 계획은.

▶당분간 계속 마이너리그에 머물면서 부상 치료에 전념하겠다. 부상이 완쾌됐다는 확신이 들면 코칭스태프에게 말할 것이고, 그때 가서 스케줄을 지시받을 것이다.

(투산=스포츠조선 박진형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