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양시 평촌 신도시에 있는 '열린교회'에 들어서는 사람들은
보통 교회와는 다른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는다. 십자가가 솟아 있고
높은 담장으로 막혀 있는 일반 교회들과는 달리 이 교회는 직사각형의
건물 두 개가 울타리도 없이 마주보고 있다. 이 건물들은 원래 공장으로
사용되던 것을 교회 용도에 맞게 개조해서 지난해 6월부터 사용 중이다.
김남준(金南俊·48) 담임목사는 "교회의 신성함은 영적 측면에 있지
높은 건물이나 문턱에 있지 않다"며 "세상을 향해 열려 있고 사람들이
편하게 드나들 수 있는 교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예배당과 각종
부속 시설뿐 아니라 도서관·카페·서점 등 이웃 주민을 위한 공간과
정신지체 아동을 위한 예배 시설을 갖춘 것은 이 때문이다.
열린교회는 지난 1993년 신학교수로 일하던 김남준 목사가 개척했다.
총신대 대학원 박사 과정을 마치고 안양대와 천안대 신학부에서 구약학과
설교학을 7년 동안 가르친 김 목사는 '전투가 치열한데 작전사령부에만
앉아 있는 느낌' 때문에 늘 아쉬웠다. 그러던 어느날 기도 중에
목자(牧者)를 잃은 양들이 헤매고 있는 모습을 보고는 일선 목회를
결심했고, 서울 방배동의 한 건물 지하를 빌려 7명의 교인과 함께 교회
문을 열었다. 5년 만에 신자가 400명으로 늘어 포화 상태에 이르자 인근
단독 건물을 빌려 이주했고, 곧 이마저 좁게 되자 넓은 공간을 찾아
평촌으로 옮겼다.
'열린교회'는 현재 신자 수가 2200명에 이른다. 이 교회의 가장 큰
매력은 김 목사의 '불꽃 설교'다. 김 목사는 개신교계에서 '길고 깊이
있는 설교'로 유명하지만, 교인들 가슴 속에 불꽃을 일으킨다는 말을
듣는다. 그의 설교시간은 90분이 평균이고 2시간을 넘기는 경우도
흔하지만 교인들은 지루하게 느끼지 않고 즐거워한다. 김 목사는
"기독교의 예배는 하나님과 만나는 감격을 느끼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방향으로 사람을 이끌어가는 자리가 돼야 한다"며 "성경의 깊은 의미를
드러내고 교인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설교는 짧고 간단하게 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김남준 목사는 이런 목적을 위해서는 하나의 성경 구절이나 주제를 내건
연속 설교가 효과적이라고 믿는다. 최근에는 로마서 6장 14절을 '죄와
은혜의 지배'라는 제목하에 22주 동안 설교했으며, 지금은 '가족'이란
주제를 놓고 부모와 자식·부부·형제 등의 관계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김남준 목사는 또 개신교계의 대표적인 베스트 셀러 저자 중 한 명이다.
지난 95년 6월 첫 저서로 간행한 '설교자는 불꽃처럼 타올라야 한다'가
5만부 넘게 나간 것을 비롯하여 '예배의 감격에 빠져라' '새벽기도'
등이 모두 수만부씩 읽혔다. 김 목사는 "세상이 세속화될수록
크리스천들이 더욱 철저하게 성경의 원리에 충실한 청교도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