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화가루 날리는 /외딴 봉우리 /윤사월 해 길다 /꾀꼬리 울면….’
박목월의 ‘윤사월’에서처럼 송홧가루가 날리는 계절이다.
조선시대 풍수·농업·경제에 대해 쓴 '산림경제'에도 "송홧가루는
음력 4월 꽃 필 때에 바로 채취해야 한다. 만약 조금이라도 지체하면
꽃가루가 다 떨어진다"고 나와 있다. 소나무 밑에 큰 보자기를 펼쳐
놓고 가지를 흔들면 노란 꽃가루가 눈처럼 날리며 떨어진다. 이를 물이
담긴 자배기에 털어 잡티를 없앤 뒤 꿀과 반죽하여 다식판에 찍어내면
연노란 빛이 고운 송화다식이 된다. 송홧가루는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고 철분·비타민·B2 등이 많이 들어있다. 비타민 B2가 부족하면
입술 가장자리가 헐고 염증이 생기거나 입가가 찢어지는 구순구각염에
걸리기 쉽다. '동의보감'을 비롯한 옛 의서(醫書)에는 송홧가루가
노화방지, 알콜성 간염치료, 중풍예방 등에 효과가 있다고 쓰여있다.
최근 동물실험을 통한 연구에서도 송홧가루 섭취가 혈청 콜레스테롤
농도를 낮추고 간 조직에 지방이 쌓이는 것을 막아준다고 보고되었다.
송홧가루에 식이섬유소가 풍부한 한천을 넣고 만든 송화양갱은 서양
간식에 익숙한 어린이들도 좋아한다. 냄비에 물(한 컵 반)과 한천(5g)을
넣고 녹인다. 완전히 녹으면 불에 올려놓고 끓인다. 끓기 시작하면 2~3분
정도 더 끓인 뒤 송홧가루(5g)와 설탕(두 큰술)을 넣고 잘 젓는다. 틀에
부어 냉동실에서 굳힌다(약 15~20분).
늦봄, '산지기 외딴 집 /눈 먼 처녀…'의 맘처럼 보일 듯 말 듯, 잡힐
듯 말 듯, 날리는 송홧가루를 보며 꽃가루까지 별미로 변신시킬 줄
알았던 조상의 지혜를 새겨본다.
(한영실·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한국전통음식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