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각)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3연전에서 3패를 하고 돌아오는 팀 전용기 안에서는 뜻밖의 송별식이 있었다. 경기 후 그 자리에서 바로 해임 통보를 받은 타격코치 게리 워드가 동료들과 악수를 나누며 섭섭함을 달랬다. 성적이 조 2위에서 3위로 밀려나면서 연일 신문에는 감독이나 타격코치가 경질될 것이란 추측기사가 난무했기 때문에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막상 시즌 중
에 이런 일을 겪으니 모두들 마음이 좋지 않았다.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전통적으로 투수력보다는 타격이 좋았다. 작년 시즌이 끝난 후 투타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20승 투수인 바톨로 콜론과 44세이브 투수인 빌리 코치를 영입하면서 삭스는 조 우승뿐만 아니라 월드시리즈까지 욕심을 내는 분위기였다. 게다가 올해는 올스타전이 화이트삭스 홈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며, 그 덕분에 6800만달러란 거액을 받고 ‘코미스키 파크’의 이름을 ‘US 셀룰러 파크’로 바꾸기도 했다. 그러나 근래 보기 힘든 팀 타율의 저조(0.249)로 결국은 워드 타격 코치가 책임을 지고 해임된 것이다.
게리 워드는 99년 화이트삭스 트리플 A팀에서부터 같이 지낸 오랜 친구이다. 처음에는 그의 괄괄한 성격과 말투, 문화의 차이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흑인 특유의 따뜻한 인정을 느꼈고, 이제는 서로를 잘 챙겨주는 사이가 됐는데 경질되다니 섭섭하기 그지없다.
예전에는 시즌 중 감독·코치를 바꾸는 일이 잦지 않았다고 하는데, 요 몇 년 사이 문책성 경질이 빈번하게 생기더니 지난해엔 시즌 중 8명의 감독이 옷을 벗어야 했다. 13년째 화이트삭스팀에 몸담고 있는 벤치코치 조 할아버지(조 노섹)는 요즈음같이 살벌한 분위기는 없었다며 안타까
워한다.
비행기에서 내려 긴 포옹으로 작별인사를 한 후 쓸쓸히 돌아가는 워드를 바라보며 타격 저조의 책임을 전적으로 타격코치에게 물을 만큼 그를 중요하게 대우해 주었나 생각하니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타격이 좋을 때는 그 공로가 선수 몫이지만 타격이 좋지 않을 때는 모든 것을 타격코치가 책임져야 하는 것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같은 모양이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코치 www.leemans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