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수선
SBS TV 밤 11시 40분. 80년대 최고의 흥행감독 배창호가 메가폰을 잡고
찍어낸 스펙터클한 대작. 현재와 50년전을 넘나들면서, 한국인들에게
오늘까지도 아물지 않고 있는 분단의 상처를 보여준다. 살인사건을 맡은
오형사(이정재)는 한 장의 사진과 손지혜(이미연)라는 여성의 일기장을
근거로 사건을 추적하다 50년전 거제 포로수용소를 둘러싼 비밀에
접근한다. 비전향장기수 황석(안성기), 남로당 스파이 손지혜와 또다른
사내 한동주(정준호)의 관계를 중심으로 50년간 이어진 놀라운 이야기가
드러난다.
한국 현대사에 관한 깊이있는 시각과 영화적 재미를 공존시켜보려 한
영화. 인물의 창조와 테마에 집중하는 묵직한 태도는 요즘 오락영화에서
찾기 힘든 미덕이다. 몇몇 액션 장면의 완성도도 빼어나다. 하지만
액션오락 영화로 즐기기엔 뇌리를 때릴만한 독창성이 떨어지고, 이야기의
재미에 빠지기엔 시나리오가 허술하다. 2001년작.
★★★(별5개 만점)
▲데블스 오운
KBS 1TV 밤 11시 20분. 브래드 피트와 해리슨 포드, 두 남자 특급 스타를
한꺼번에 캐스팅한 액션영화. 노장 앨런 J 파큘라 감독이 연출했다.
스팅어 미사일을 입수하려고 뉴욕에 잠입한 IRA(아일랜드 해방군)의 열혈
투사(브래드 피트)가 아일랜드계 미국 경찰관(해리슨 포드)집에 신분을
감춘채 기거한다. 그러나 정체를 알아차린 미국 경찰관이 그와 부딪친다.
액션 오락을 부각시키기 보다는 화합할 수 없는 세계관을 가진 두 남자의
숙명적 대결과, 폭력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망가져가는 인간의 관계를
그리려한 영화. 그러나 시나리오는 이렇다할 독창성을 찾기 어렵고 두
거물 스타의 연기는 이름값을 못한다. 특히 브래드 피트는
'단순무식'한 행동대원이라기보다는 동족의 운명에 대한 뼈아픈 성찰
끝에 한맺힌 분노를 품으며 성장한 테러리스트가 됐어야 하는데, 그의
연기는 '생각 많은' 인물을 빚어내지 못하고 있다. 97년작. 105분.
원제 The Devil's Ow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