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교환 음악 프로그램인 ‘소리바다’ 사건 형사재판이 소리바다 운영자에 대한 유·무죄 여부가 가려지지 않은 채 1라운드를 마쳤다. 서울지법 형사3단독 황한식(黃漢式) 부장판사는 15일 저작권법위반 방조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소리바다 운영자 양모(33)씨 형제에 대해 공소기각 판결을 내렸다.

‘공소기각 판결’은 공소장에 범죄가 될 만한 사실이 구체적으로 기재돼 있지 않은 등 소송 요건상의 결함이 있어 공소 제기 자체가 무효일 때 유·무죄 판단에 앞서 소송을 종결시키는 것으로, 검찰은 이 판결 자체에 대해 항소를 할 수 있다.

이번 소송은 P2P(개인간 정보교환)방식의 파일교환 프로그램 운영에 대해 ‘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를 놓고 재판 결과에 관심이 모아져 왔다. 유·무죄 판결이 유보됨에 따라 당분간 소리바다 이용자들은 이 프로그램을 계속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황 판사는 판결문에서 “방조범(소리바다 운영자)의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그 전제요건이 되는 정범(소리바다 회원들)의 범죄구성요건을 충족하는 구체적인 사실을 기재해야 한다”며 “그러나 양씨에 대한 공소사실에는 「성명 불상」인 다수의 회원이 소리바다 서버에 접속, 음악파일을 전송받아 이용할 수 있도록 연결해 줌으로써 저작권 침해를 도와줬다고 돼 있을 뿐 언제 누구에게 어떻게 저작권 침해를 도왔는지에 관해선 아무런 기재도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검찰은 “공소사실에 적시된 내용만으로도 범죄사실이 충분히 특정돼 있다고 볼 수 있는데 법원이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은 것일 뿐”이라며 『법원이 유·무죄 판단을 하지 않은 만큼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상급심에서도 공소기각 판결이 나올지 또는 곧바로 유·무죄 판결이 나올지 다시 주목된다.

양씨 형제는 지난 2000년 5월부터 소리바다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음악파일을 주고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 회원들에게 배포하고 서버를 이용해 저작권 사용대가를 지급하지 않고 MP3 형태의 음악파일 교환을 매개한 혐의로 2001년 8월 불구속기소됐다.

소리바다는 지난해 7월 법원의 중앙서버 운영중지 가처분 결정에 따라 서비스가 중단됐지만 이후 개인 대 개인을 중앙서버가 연결해주는 방식에서 네트워크에 연결된 개별 사용자를 직접 연결해 주는 새로운 파일교환 프로그램 ‘소리바다Ⅱ’가 개발돼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