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공무원 조직과 마찬가지로 검찰청에도 내부 감찰 기관이 있다.
대검찰청 감찰부가 그것이다. 검사장급이 부장이고 그 밑에 부장검사급이
과장을 맡는 감찰1·2과가 있다. 이 중에서도 감찰1과는 「검찰 속의
검찰」로 불린다. 주로 행정사무의 잘잘못을 따지는 감찰2과와 달리
감찰1과는 검사나 일반직원들의 비리 정보를 수집하고 이들에 대한
사정(司正)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감찰1과장이 대개 검찰총장의 신임을
받는 검사 중에서 임명되는 것도 그런 이유다.

그 감찰1과가 요즘 검찰 안팎의 주시를 받고 있다. 현직 검사가 연루된
비리 첩보를 입수, 영장을 발부받아 이 검사의 주변인물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는가 하면, 법조브로커와 접촉한 의혹이 있는 검사
20여명에 대한 무더기 감찰 방침이 알려졌다. 현직 검사의 비리 첩보를
확인하기 위해 내부 감찰 차원에서 압수수색을 벌인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법조브로커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진 것 같다는 의혹만을 갖고
감찰 조사를 벌이기로 한 것 역시 마찬가지다. 감찰 조사 결과 비리
사실이 확인되면 단순한 징계가 아닌 형사처벌까지 검토 중이라고 한다.
과거와는 전혀 다른 강도 높은 조사에 놀란 듯 많은 검사들은 사태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동안 검사의 비리 의혹이 나와도 계좌추적이나 압수수색 등 일반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정식 수사하듯 조사한 적은 거의 없었다. 당사자와
관련자들을 대상으로 구두신문 방식으로 조사하는 게 대부분이었다.
심지어 해당 검사가 소속된 검찰청 검사장에게 진상을 조사해 보고하라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 더 큰 문제는 사후 처리이다.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도 이미 언론에 공개돼 어쩔 수 없는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형사처벌이나 중징계로 이어진 사례가 거의 없었다. 은밀히 사퇴를
권고하거나, 인사 자료로 갖고 있다가 정기 인사 때 해당자를 슬그머니
끼워넣어 좌천성 인사조치로 끝내는 게 고작이었다. 때문에 누가 무슨
일로 어떤 조치를 받았는지도 외부에선 알 길이 없었다.

이는 다른 공직자나 정치인 등에 비할 때 큰 「특혜」가 아닐 수 없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수차례 언론에 실명이 오르내리고,
소환되거나 구속될 때는 얼굴사진까지 공개되고, 나아가 재판을 받을
때는 수의(囚衣)차림에 동아줄에 묶인 모습까지 공개되는 곤욕을 치르는
게 일반 공직자들이다.

이런 형평성만 문제가 되는 게 아니다. 자기 식구 감싸듯 조사와 그에
따른 처리를 은밀히 하다보니 내부 감찰의 효과는 반감됐다.
국민들에게는 검찰 스스로 몸가짐을 바로 한다는 모습을 보여줄 수도
없었다. 그 결과 검찰의 도덕성에 대한 불신만 누적됐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그리고 무슨 비리가 터질 때마다 「문제 검사와
직원 명단을 작성해 집중관리하겠다」(김영삼 정권 초기인 1993년 4월),
「상시 암행감찰반을 편성해 부조리와 비리에 대한 내부 감찰을
강화하겠다」(1999년 6월 대전법조비리·옷로비 사건 직후)는 식의 판에
박은 발표가 되풀이돼 온 것도 그 때문이었다. 노무현 정부가 들어선
요즘에는 「경조사 때는 축의금을 얼마로 한다」는 등 수십년 전에 몇
번이나 나왔던 내용까지 담은 '청렴유지를 위한 행동강령'이 검찰과
정부 각 부처에서 잇따라 나와 실소를 자아내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의 내부 감찰 모습은 일단은 긍정적 시도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용두사미로 끝나선 안 된다. 어느 검사가 무슨 잘못을 저질러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도 투명하게 공개되고 국민들에게 설명되어야 한다.
그렇게 해서 검찰이 남의 죄만 묻는 조직이 아니라, 제 식구에 대해선
더욱 서슬 퍼렇게 나온다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검찰을 보는 국민들의
눈은 달라질 것이다. 그래야만 검찰은 보다 큰 권력의 부패에도 한 점
거리낄 것 없이 법의 잣대를 들이댈 수 있을 것이다.

(김낭기 사회부차장 ngki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