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코리아 출신이라더니 그는 '사자머리'를 하고 나타났다. SBS TV 새
주말극 '백수탈출(극본 한준영·연출 오세강)'에서 주연급으로
캐스팅되는 '행운'을 얻은 신인 탤런트 이보영이다. 이 드라마에서
그는 대학 방송국 아나운서 경력을 가진 야무지고 당찬 아나운서 차미림
역을 맡았다. 남녀 주인공인 이정진, 김현수 커플과 팽팽하게 삼각관계를
이룬다. 브라운관에서 익숙했던 단정한 머리, 도도한 표정과는 또 다른
얼굴이다.
"감독님이 모험을 하신 것 같아요. 지난 달 MBC 시트콤 '논스톱3'
에서 단역으로 잠시 출연한 걸 빼면 드라마는 처음이거든요. 아마 오디션
볼 때, MBC 아나운서 공채 최종 면접까지 갔다는 제 경력을 말씀 드린 게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차미림도 극중에서는 아나운서니까."
말을 할 때 그는 상대방의 눈에서 시선을 떼지 않는 습관을 가졌다. 마치
자신의 말이 사실인가 아닌가를 맞춰보라는 듯. 자신의 이력서에서 한
줄을 차지하는 '2000년 미스코리아 대전·충남 진'에 대해서도 이
신인탤런트는 눈을 떼지 않고 말했다.
"나중에 아이를 낳았을 때 네 엄마가 이렇게 예뻤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추억이 될 것 같았거든요. 또 하나는, 솔직히 말하면, 나중에
취직도 잘 될 것 같았구요."
그의 두 번째 '출전 이유'는 결과적으로 실현된 셈이다. 지난해 5월
차(茶) CF로 광고계에 처음 얼굴을 알렸고, 정우성과 연인으로 나와 뭇
여성들의 부러움을 샀던 빵집 광고를 비롯해 5개의 광고에 잇따라
출연하면서 온화하면서 지적인 이미지를 복제해냈다. 그리고 이번에
지상파 주말극에까지 캐스팅 됐으니 그의 '출전 전략'은 적중한
셈이다. 그는 "사실 CF모델로 활동해 표정연기는 자신있는 편이지만
TV드라마는 또 다르잖느냐"며 "미세한 감정연기는 어떻게 소화할 지
걱정"이라고 엄살을 피웠다.
서울여대 국문과를 졸업한 그는 올해 대학원에 진학, 고전문학을
전공하고 있다. 대학원 입시를 치를 때 까지만 해도 드라마 캐스팅을
전혀 예상하지 못해 공부 욕심을 냈다는 것. "학부 때부터
현대문학보다는 고전을 더 좋아했어요. 하지만 갑자기 출연이 결정되면서
일주일에 한 번 밖에는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선생님과
선배들에게 눈치 보이죠. 일단은 더 좋은 연기로 빚을 갚을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이날도 새벽 4시까지 드라마 촬영장을 지켰다는 이 새내기
탤런트의 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