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황하(黃河)가 지난 50년 이래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며 상류에서
하류에 이르기까지 곳곳의 강바닥을 허옇게 드러내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에 이어 대가뭄이라는
'양대(兩大)재난'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고 홍콩 싱다오(星島)일보가
12일 보도했다.
황하는 서부 칭하이(靑海)성에서 산둥성까지 중국 내 8개 성(省)을
거치며 최종적으로 발해만으로 빠져나가는 중국 내 두 번째 긴 강으로
중국문명의 발원지다. 총 연장은 5400㎞. 그러나 지난해 가뭄에 이어
올해는 지난해보다도 더 심한 한발이 지속돼 주변 지역들이
공업·농업용수와 생활용수 부족난을 겪고 있다. 싱다오일보는
"산둥성의 50여개 기업체들은 공업용수 부족으로 이미 제한조업에
들어갔으며 많은 곳들이 급수와 발전중단조치를 취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 곳곳에 바닥 드러낸 황하 =상류 간쑤(甘肅)성 란저우(蘭州)시 일대
황하는 반쯤 바닥을 드러낸 반쪽자리 강으로 변했다. 강 한복판에는
모래언덕이 모습을 드러냈고, 이 도시 300만명 시민들은 용수부족에
허덕이고 있다고 싱다오일보는 전했다. 일부 지역은 이미 제한급수에
들어간 상태. 상류 최대저수고인 간쑤성 류자샤(劉家峽)저수고 수위는
4월 초 이미 위험수위에 접근했고, 이후 발전량은 예년의 절반 수준.
간쑤성 룽양샤(龍羊峽)저수고는 아예 발전을 중단했다. 간쑤성
전력공사는 "이들 두 곳에서 성내 전력의 절반을 생산하는 데 최근 발전
중단으로 필요전력의 3분의 1도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활용수 부족은 심각한 수준이다. 간쑤성 란저우(蘭州)시 300만명
시민들은 제한급수를 받고 있다. 산시(山西)성 주민 300만명도 마실 물이
크게 달릴 정도이며,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시는 그나마 남아 있는
강물이 오염돼 용수로 사용하기 어렵다. 수량이 부족한 나머지
자정(自淨)능력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 농업·공업용수도 마찬가지다.
닝샤(寧夏)성과 내몽골(內蒙古)지역도 수억평의 논밭에 물을 공급하지
못해 농민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산시(陝西)성도 비슷한 처지다.
상당수 논밭들이 농업용수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산둥성 650여만명의
농민들 역시 농업용수 확보에 비상이고, 성내 50여개 기업체들은
생산량을 조절하는 제한조업 중이다.
◆ 수요는 급증하는데 이상(異常)가뭄 발생 =가장 심각한 문제는 1978년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용수수요는 매년 급증하는 데 반해 실제 강우량
저하 등으로 용수공급은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는 점. 국무원 수리부
황하수리위원회 펑쉬딩(彭緖鼎) 선전처장은 "올 상반기 황하에
흘러들어간 물은 82억t이며, 황하 주변 저수지 물 35억t을 합쳐도
117억t"이라며 "이는 그간 가장 적었던 해의 167억t에 비해 50억t이나
적은 것"이라고 말했다.
황하 가뭄은 1982년 대홍수 이후 거의 매년 반복돼 왔다. 1990년대
들어서 갈수기가 시작됐으며, 이후 거의 매년 물이 끊기는 현상이
발생했다. 1997년의 경우 한 해에 226일 동안이나 단류(斷流)현상이
나타났다. 수리부는 "1998년 6월 황하에 초당 4000t의 수량이 유입될
정도로 큰 홍수가 왔지만, 이 물들은 바다에 이르지 못하고 허난성이나,
산둥성 입구에서 메말라 버렸다"고 밝혔다.
(홍콩=이광회 특파원 santaf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