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기대책으로 정부는 다시 일정한 지역을 투기지역으로 지정하고,
기준시가를 인상하고 있다. 정부가 이처럼 반복된 조치를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가격안정에 실패한 만큼, 이제는 그 대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그동안 부동산 가격이 계속 폭등한 것은 원칙적으로 기준시가
차액(差額)으로 양도소득세를 과세하고 투기지역거래 등 투기거래로
인정되는 경우에만 실지거래가액으로 양도소득세를 과세한 잘못이 큰
원인이다. 과세당국이 일정한 시기마다 기준시가를 조정하였으나 실지
거래가에는 미치지 못했다. 따라서 기준시가에 의해 양도소득세를
부담하는 한 경기 부양시 부동산 투자가 다른 어느 투자보다도 이익이
보장되고 안전하므로 유휴자금이 부동산에 집중되어 부동산 가격이
폭등한 것이다.
정부는 일정한 경우 부동산 투기라 보고, 실지거래가로 과세하기 위하여
투기지역을 지정하고 있으나 투자와 투기의 구별은 명확하지도 않다. 또
자유로운 이익추구를 보장하는 자유주의 경제질서에서 이와 같은 애매한
개념을 기준으로 차별적용하는 것은 무리이고 실질과세의 원칙에도
위배된다. 그러므로 실질과세의 원칙에 따라 모두 실지거래가로 실제
양도소득을 파악, 적정한 과세를 하는 것이 순리다.
문제는 과세관청이 어떻게 실지거래가를 모두 파악할 것인가이다. 그
파악방법으로 얼마 전 남덕우 전 총리가 증권시장처럼 부동산시장을
개설, 모든 부동산이 부동산시장에서 투명하게 거래가 이루어지도록
하자는 취지의 방안을 조선일보에 투고했었다. 그 방법도 현명한
정책으로 여겨지지만, 현재의 부동산중개사 제도와 양립할 수 없어 그
제도의 채택은 용이해 보이지 않는다.
채택이 지극히 용이한 대안이 있다. 부동산 거래를 공증해야만 유효한
요식행위로 개정하고, 공증사무실에서 모든 부동산 양도거래를 공증한
다음 이를 과세관청에 통보하는 제도다. 부동산 양도거래가 공증하여야만
유효하게 되면 모든 부동산양도거래가 공증될 것이고, 또한 그
실지거래가격이 과세기준이 되면 거래자의 이해관계 때문에 모두
실지거래가액대로 공증될 것이다. 그동안 민법 개정안 등에서
부동산거래의 안전을 위해 공증이 필요하다고 일시 논의된 적이
있었으나, 국민의 부담이 가중된다는 이유 등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민에게 부동산거래는 가장 중요한 재산거래이므로
안전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측면에서도 공증은 매우 유익한 제도다.
부동산 처분의 적법 여부에 관해 많은 분쟁이 야기돼 그 처리에 소요되는
국민 전체의 비용도 막대하다. 공증비용은 국민의 부담이 크지 않도록
감독관청에서 실비용으로 책정하면 될 것이지만, 아무래도 국민의 새로운
부담이 문제된다면 국가에서 이를 부담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고
본다.
현재 과세관청은 부동산 양도소득세의 과세를 위해 전국적으로 일정한
시기마다 기준시가를 책정하는 데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 이 모두
국민의 부담이다. 이처럼 공증사무실의 통보에 의하여 양도소득세를
과세할 수 있게 되면 기준시가를 책정하거나 실지거래가를 파악하기 위한
과세비용이 모두 절감된다. 상속·증여세의 과세기준은 기준시가보다는
재산세의 과세기준을 적용하여 세율을 조정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다.
따라서 과세자료 통보에 대한 보상과 과세관청의 실지조사 비용에
갈음하는 명목으로 부동산 양도거래의 공증수수료를 과세관청이
부담하더라도 전체적으로는 국민이 부담하는 국가의 과세비용이 오히려
절감될 것이다. 부동산가격의 안정은 소득 격차가 날로 심화되는
신자유주의 질서하에서 국민의 기본적 생활 안정을 위한 최우선 과제다.
반복적인 기준시가 인상과 투기지역 지정제도에만 의존하는 부동산
안정대책에서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박준서·전 대법관·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