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가 어린이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
소설가 이청준(李淸俊·64)씨가 어린이날을 앞두고 일부 아동 문단의
동화 작법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씨는 최근 발간된 '월간 에세이'
5월호에 기고한 '동화문장의 눈높이'라는 글을 통해 "요즈음 새로
동화 쓰기 공부를 하는 사람들의 글은 대부분 그 서술의 대상 세계로
들어가 아이들이 보고 느끼는 세상(정서)을 그려 보인다기보다 그
어린이의 입을 빌려 성인이 된 자기 눈으로 보고 생각한 것을 말하고
있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이씨에 따르면 이런 글쓰기는 "관찰과 생각과 표현의 눈높이, 다름아닌
상상의 눈높이가 어긋난 것"이라며 "서술 대상의 속살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한 글은 자연 그 대상을 일방적인 자기 말로 억눌러 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데 실패한
동화들에서는 "생경한 관념성이 두드러진 대신 재래 동화들에서 볼 수
있는 환상과 꿈, 그 또래의 삶의 세계를 만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씨는 '당신들의 천국'이나 '서편제' 등의 소설 외에도 '판소리
동화' 다섯 마당과 '떠돌이 개 깽깽이' '선생님의 밥그릇' 등
다수의 동화 작품을 쓴 동화 작가이기도 하다.
그는 아동문학과 성인문학이 함께 경계할 글쓰기 태도로 "눈높이가
다르거나…단겹의 겉모습만 일방적으로 그려 보이는 것"임을 밝히고,
이런 경계를 소홀히 한다면, "그 대상을 바르게 보여주지 못하는 일일
뿐만 아니라 겉모습만을 소중히 할 뿐 우리 삶과 세상의 다른 길과 겹을
소홀히 하거나 억압·배척하는 폭력을 낳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