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국회 본회의에서 개혁국민정당 유시민 의원이 캐주얼 차림으로
의원선서에 나섰다가 여야 의원들의 반발로 선서를 미루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조선일보와 디지틀조선일보에는 이 문제를 놓고 30일 오후
4시까지 1200여건의 다양한 의견이 접수됐습니다. 조선일보 홈페이지
관련기사의 100자평에 오른 의견을 소개합니다. (편집자)

◆ 괜찮다

▲유 의원을 옹호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국회의원들이 아직도 깊은
권위주의에 빠져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국회의원(특히 50세 이상)의 자질 자체를 불신하고 있습니다. 참지 못해
욕하고 나가는 의원들이 더 문제입니다. 하루빨리 국회도 변화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입장입니다. 청바지에 티셔츠를 입은 것도
아닌데. (안복남)

▲너무나 획기적이고 참신한 아이디어다. 국회에 첫발을 내딛는
신입생으로서 그동안 국회의 파행적 권위에 대한 건전한 사고의
반발이다. 권위주의로 하이 클래스의 표상인 양, 국민의 일꾼이기를
저버린 국회에 정면으로 부딪친 신입생의 당찬 각오가 엿보여서 좋다.
(이시경)

▲잘했다고 할 생각은 없지만, 그렇다고 입는 것을 가지고 뭐라 그러는
것도 이해가 안 된다. 찢어진 청바지에 운동복을 입은 것도 아니고,
상의에 콤비를 걸쳤다면 욕먹을 정도는 아니다. 서양의 국회의원들도
회의하는 화면을 보니 캐주얼 차림을 흔히 볼 수 있다. 양복의 원조인
서양에서도 그런데, 동양에서 왜 그렇게 문제가 되는지. (이용기)

▲평상복 차림이면 어떻습니까? 정장 차림을 해야 한다는 사고가 고정관념
아닌가요? 또 정장을 입어야 한다는 사고는 국회의원의 권위만을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요? 국회에서 국민의 뜻을 잘 헤아려서 의정활동
잘하면 되는 것 아닙니까?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양복 입고 멱살잡이하는
건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최병진)

▲독일 녹색당의 요슈카 피셔도 반팔 면티에 나이키 운동화 신고 선서해서
국민들의 많은 호응을 받았다. 그리고 그 운동화는 박물관에 진열되어
있다고 한다. 국회는 복장 점검하면서 국민에 대한 예의 따지기 이전에
본회의 및 임시국회에 출석이나 잘하는 모습으로 국민에 대한 예의를
지켜야 할 것이다. (류기석)

유교와 군대집단의 상하 수직적 질서에만 갇혀 살아온 우리 국민에게는
무의식적·맹목적 획일주의와 이분법적인 사고·가치밖에는 없다. 유
의원의 행동은 양심에 따라 실천하는 자유주의자를 양산하고,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선진 민주사회로 발전하는 첫걸음이다.
(박준호)

◆심했다

▲캐주얼을 입었다고 욕하는 것이 아니라 예의의 문제이다. 국회란 국민의
대표집단이다. 이런 자리에서 자신의 문화만을 주장하는 태도는 국민을
우습게 하는 행동일 수밖에 없다. 또한 한번 튀어보려는 소영웅주의이며
쇼맨십에 지나지 않는다. 캐주얼을 입는다고 개혁이 아니며, 자신만이
개혁의 주체인 양 착각하지 마라. 부디 국민에 대한 예의를
갖춰라. (이동룡)

▲상식이 뒷받침되지 않는 개혁은 독선에 빠지기 쉽다. 의원 선서는 대국민
선서이므로 그 사회의 상식이 허용하는 복장을 갖추어야 한다. 그 뒤에
일할 때 캐주얼을 입든지 말든지는 그 직장의 규정에 따르는 것이 옳다.
다만 그런 것을 미리 알고도 새내기에게 선배 중 아무도 사전에
지적하거나 권고해주지 않고, 또 퇴장하는 풍토도 문제인 듯하다.(김종민)

▲결혼식 땐 뭘 입었는지요? 자식들 결혼식 때도 그렇게 입은 건가요?
상가에도 그렇게 가시나요? 개혁 좋습니다. 다양성을 인정하자는 거 옳은
말씀입니다. 하지만 그런 다양성이나 개혁과는 거리가 너무 먼 삼류
연예인이나 하는 행태입니다. TV엔 양복, 국회엔 티셔츠 차림. 본인도
막상 그렇게 입고 보니 이상해서 그렇게 웃은 거죠? (최하성)

▲판사가 청바지를 입고 재판하거나 신부가 반바지를 입고 설교하지
않습니다. 정말 TV 광고처럼 기본이 바로 선 나라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몇 번의 매듭과 몇 겹의 한복을 입으면서 우리 조상들은 마음을
가다듬었습니다. 관례를 깨는 것이 마치 개혁이고 진보인 것처럼
인식될까 걱정입니다. 한복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봅시다. (서보영)

▲옷이란 때와 장소를 가려서 입어야 한다. 정장이란 자신을 한 번 더
뒤돌아보게 하는 옷차림이다. 국회의원 선서하는 자리는 다시 한 번
자신을 돌아보고 뽑아준 국민의 뜻을 되새기는 자리지, 편한 맘으로
놀러오는 자리는 아니다. 찜질방에서의 넥타이만큼이나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기존의 것과 무조건 반대로 하는 것이 개혁은 아니다.(박인식)

▲어떤 복장을 하든지 관여할 바는 아니지만, 유시민 의원은 국민들의
대표가 모인 국회가 민영 방송인 MBC의 스튜디오보다 못하다고 생각되나
보다. 방송할 때는 정장, 국회는 캐주얼복. 그러면서 자신의 근무복이
캐주얼복이라면 방송할 때에는 왜 정장 입었나? 국민들의 시선을 이런
것으로 끌려 하지 말고 정책 분야에서 실력을 보여 시선을 끌어라. 제발
정신차리고. (차기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