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Blair) 영국 총리는 “미국과 유럽의 전략적 동맹관계를 넘어서는 일극(一極·one polar) 권력이 우리에게 필요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라고 말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28일 보도했다.

블레어 총리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여러 개의 힘의 중심이 있는 소위 다극적(multi-polar) 세계를 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나는 이것이 곧바로 서로 대립하는 권력축으로 발전할 것으로 믿는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유럽과 미국이 서로 돕지 않는 상황을 또다시 보고 싶지 않다”면서 “미국의 일방주의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그것에 대항하는 축을 세우는 것이 일방주의를 촉진하는 지름길임을 깨달아야 한다”면서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을 간접 공격했다.

블레어의 이런 발언은 이라크전 이후 영국 여론이 유럽에서 미국 쪽으로 급속히 기우는 가운데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영국인의 55%가 프랑스를 가장 믿을 수 없는 동맹국으로 꼽은 반면, 미국이 가장 믿을 만한 동맹국이라는 응답은 73%에 달했다고 전했다. 유럽이 미국보다 중요하다는 응답자는 작년 말 50%에서 42%로 떨어졌고, 유로화 가입 찬성 의견도 37%로 5개월 전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블레어는 또 “근대 세계에 대해 우리가 배우고 있는 것은 자유가 증진될수록 민주주의와 정의가 고양되고, 안보가 더 확고해진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민주주의 확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 미국의 다른 전쟁에 동참하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블레어는, 이라크는 “특별한 경우(unique)”라면서 북한 핵시설을 폭격하거나 시리아와 전쟁을 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그는 북한 핵에 대해 중국과 남한도 위협을 느낀다면서 “문제는 이것을 다루는 방식인데, 나는 북한에 현재 상황에서 빠져나갈 탈출구를 제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