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에서 야구 보는 건 짜증나서 못 견디겠다." 기아 박재홍(30)이 단단히 벼르고 있다. 갑작스레 닥친 부상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한참 뛸 시기에 부상으로 누워있으려니 답답한 마음 뿐이다. 지난 24일 대구 삼성전서 오른 허벅지 근막 부분파열이란 중증 부상을 한 뒤 며칠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신경질이 나서 못 참겠다"고 말한다.

근막파열 자체가 선수 의욕에 상처를 주는 부상이다. 활동을 않고 가만히 있으면 별다른 통증이 없다. 겉에 멍자국 조차 없기 때문에 부상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막상 10m만 움직이려 해도 통증과 부자연스런 걸음걸이 때문에 화가 솟는다.

텔레비전으로 야구중계를 보려니 더 못견디겠다고 한다. 중요한 순간에 팀이 점수를 못 뽑고 허덕이는 게 안타깝다. 4번 타자로서 전력에서 이탈해버린 자신의 탓 때문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 또한 스스로에 대해 화를 불러일으킨다.

기아는 26일 두산과의 광주 더블헤더서 간신히 1승1패를 한 뒤 27일 두산전에선 모처럼 11점을 뽑으며 대승했다. 조금씩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는 상황이지만 박재홍은 "상대팀에서 기아를 만만하게 보고 덤벼드는 것 같아 약이 오른다"고 말했다.

박재홍은 "야구를 시작한 뒤에 이렇게 큰 부상은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니 몸 뿐만 아니라 심적인 고통이 이만저만 아니다. 게다가 한달간의 요양으로 툴툴 떨쳐버리기 힘든, 자칫 선수생활을 계속하는 동안 끈질기게 붙어다닐지도 모르는 부상이라는 생각에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본래 나쁜 일에 연연하지 않는 타입이다. "처음 부상해서 그라운드에 쓰러지는 순간에는 '완전히 큰일 났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박재홍은 그러나 "금방 나아서 다시 돌아가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광주 한국병원에 입원, 물리치료를 받아온 박재홍은 28일 퇴원했다. 병원 근처에 본가와 자신의 집이 있기 때문에 통원치료를 받을 계획이다.

(스포츠조선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