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부담을 떨궈라!'
'라이언킹' 이승엽(27ㆍ삼성)의 방망이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26일 현재 64타수 13안타로 타율 2할대(0.203)에 간신히 턱걸이하고 있다. 탁월한 손목 힘으로 홈런(6개)과 타점(16점)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장타율(9위)을 제외한 나머지 공격 부문 톱10에선 이름을 찾기 힘들다.
26일 잠실에서 열린 LG와의 더블헤더. 이승엽은 1차전서 4타수 무안타에 삼진을 3개나 당하더니 2차전에서도 볼넷 한개를 빼고는 나머지 3타석은 모두 플라이로 물러났다. 지난 24일 기아전까지 포함하면 3경기(10타수) 연속 무안타행진.
발동이 늦게 걸리는 슬로스타터이기는 하지만 4월 타율이 2할대를 전전하기는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 5년간 기록을 살펴보면 지난해 3할5리(82타수 25안타)가 가장 부진한 기록이었고, 99년
에는 3할8푼5리(78타수 30안타)로 훨훨 날았었다.
이승엽의 최근 상황을 박흥식 타격코치는 '최악'이란 단어로 표현했다. 박코치는 "타격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진 상태"라고 전제한 뒤 "몸이 앞으로 쏠리다 보니 히팅 포인트가 늦어지고, 늦어진 방망이를 앞으로 빨리 끌어오려고 오른 어깨가 일찍 열리는 연쇄 반응이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코치는 "26일 이승엽의 홈런성 타구가 LG 우익수 쿡슨에게 2차례나 잡힌 것은 모두 히팅 포인트가 늦어져 타구가 멀리 나가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쿡슨의 호수비 이전에 타격이 완전치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승엽은 심리적으로도 쫓기고 있다. 올시즌 뒤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이승엽에게 국내리그의 마지막 성적은 미국 진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조바심이 스윙을 더욱 무디게 하고 있다.
이승엽은 최근 동료들을 볼 때마다 "내가 우리팀 타율 꼴찌"라고 농반진반을 던진다. 한숨섞인 자조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마음을 비우고 타석에 들어서려는 작은 몸부림이다.
(스포츠조선 이정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