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종금 로비의혹 사건 검찰수사 과정에서 나라종금측이 민주당 구주류 중진인 한광옥(韓光玉) 최고위원 등에게 정치자금을 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이어, 동교동계 중진 C의원이 수뢰 의혹으로 수사받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호남출신 민주당 구주류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나라종금 의혹엔 한 최고위원 외에 호남출신 민주당 P의원도 오르내린다. 또 C의원이 수사받고 있는 ‘한전 석탄 납품 로비건’엔 다른 민주당 구주류 K의원 등 2~3명의 호남출신 의원들이 수사선상에 올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구주류 일각에선 “정계개편과 정치권 물갈이를 위한 ‘기획사정(司正)’의 신호탄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도 없지 않다. 한 구주류 의원 보좌관은 “올 초부터 구주류 60~70%가 날아갈 것이란 말이 돌더니, 다음은 누군가…”라고 했다. 나라종금 사건의 경우,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인 안희정(安熙正)·염동연(廉東淵)씨가 연루된 데 대한 ‘물타기’ 아니냐는 시각도 일부 있다. 동교동계 한 의원은 “대통령 측근들을 수사하다 왜 갑자기 엉뚱한 이름과 얘기들이 튀어나오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고 했다. 이런 속에서 재·보선 이후 당내 주도권 다툼에서 신주류에 힘없이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깔린 반발도 있다.

당사자들은 의혹·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나라종금 안상태 전 사장의 변호인측에서 “99년 3월 국회의원 재선거 전후로 돈이 건네졌다고 들었다”고 지목한 한광옥 최고위원은 “나라종금 김호준 전 회장과 고교동문이지만 그 어떤 돈이나 청탁받은 일이 없고, 정치자금도 받은 일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대북송금 특검수사와 관련해서도 청와대 비서실장 시절 이근영 전 산은총재에게 대출압력 전화 의혹에 몰려있는 등 요즘 십자포화를 맞고 있다. 그는 이 또한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최근 구속된 손세일 전 의원을 통해 석탄수입 대행업체 K사에서 거액을 받은 혐의로 수사받고 있는 민주당 중진 C의원은 보좌진을 통해 “99년 초 손 의원을 만나 100만원권 수표 20장을 받았는데, 차기 당권 생각이 있어 그러는 줄 알았다. 2002년 이 돈이 부정한 돈이라는 소문에 손 의원에게 확인한 뒤 돌려주고 영수증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이들 구주류 정치인에 대한 수사 결과와 사법처리 여부는 민주당 역학관계에 적잖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