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급을 조절하는 피칭이 투수들에게 상당한 무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경기였다.

파워 피처인 두산 박명환은 보는 사람이 시원함을 느낄 정도로 힘차게 던진다. 몸 상태가 좋을 때에는 문제가 없지만, 공의 위력이 조금만 감소하면 오히려 타자들이 밸런스를 맞추기에 딱 좋다.

최근 강약 조절투구로 연일 호투를 거듭하고 있는 LG 전승남과 좋은 대조를 이룬다. 전승남처럼 공을 느리게 던질 수 있다는 것은 웬만한 자신감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박명환에게도 이제 완급조절이 필요한 때다.

최근 빈타에 허덕이고 LG는 1회 무사 만루서 터진 이병규의 2루타 때 1루 주자 마르티네스가 홈에 들어오지 못한 것이 옥의 티. 한점을 내기가 어려웠던 중반까지 LG가 고전했던 이유 중 하나다.

다행히 4-4 동점이던 7회 이병규의 적시타와 두산 투수들의 볼넷 남발로 대거 6점을 뽑았지만, 팀 전체가 타격 부진에 빠져 있다면 회복할 때까지는 주루 번트 등 타격 이외의 플레이에 신중을 기하는 것이 좋다.

두산은 7회 1사 만루서 정재훈과 최용호가 나란히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는데 사실상 여기서 승부가 났다. 차라리 신인 정재훈 대신 최용호를 먼저 내보내는게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다만 두산으로선 주장 김민호가 3안타를 치며 타격감을 찾아 타선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는 것이 위안거리다.

( 차명석 스포츠조선 해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