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 무색한 결과로
경기전부터 꽤나 소란스러웠다. 아침부터 부슬부슬 내리던 비는 경기시작 2시간전까지 적지만 줄기차게 내렸다. 시원스럽게 취소하기도, 그렇다고 강행하기에도 애매한 상황. 양팀의 주장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한화는 어떻게라도 경기를 하자는 입장이었고, 롯데는 은근히 취소를 바랐다.
한화는 전날까지 개막 12연패(1무 포함)에 빠져있는 롯데가 만만했다. 경기가 뒤로 밀려 몇달후에 만나면 롯데 전력이 어떻게 바뀔지 아무도 모르고, 특히 이날 선발은 에이스 송진우였다. 송진우는 시범경기서 롯데를 상대로 6이닝 퍼펙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심판진에서 경기진행을 놓
고 고개를 가로젓는 상황이었지만 한화 선수단은 요지부동이었다.
반대로 롯데는 이상구 단장까지 나서 통사정을 했다. 이단장은 한화 유승안 감독방을 찾아 농담조로 "오늘 한번 접어주면 나중에 5승으로 되갚겠다"고 말했다. 이에 유감독은 "야구가 인력으로 되나요"라며 조리있게 빠져나갔다. 결국 비가 점차 잦아들자 경기는 시작됐다.
뚜껑을 열자 예상과는 딴판으로 경기가 흘러갔다. 당대 최강 송진우는 4이닝을 못버티고 난타당하며 내려갔고, 약 1년만에 선발등판한 롯데 박지철은 완벽한 부활투를 과시했다. 간단하게 1승추가를 기대했던 한화 선수단은 침통했고, 어쩔줄 몰랐다. "억지로 하면 꼭 진다"는 한 야구인의 경기전 농담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대전=스포츠조선 박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