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은 입지 조건도 좋고 세계 10대 규모의 동물원도
갖추었지만, 그 장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 점도 많아요. 깜짝 놀랄 만한
이벤트도 기획하고 전시공간도 획기적으로 바꿔 세계적인 놀이공원으로
만들 겁니다."

20일 개방직인 서울대공원 관리사업소장(3급 상당)에 임명된 이원효
(李元孝·50)씨는 삼성 에버랜드와 롯데월드 등의 놀이공원에서 20여년
동안 기획과 마케팅을 담당했다. 지난 81년부터 99년까지 일했던
에버랜드에 그는 자신의 청춘을 고스란히 묻었다고 했다.

"놀이공원은 역동적인 사업입니다. 사람들의 기호가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걸맞은 테마를 발굴하는 것은 대단한 창의력과 노력이 필요하죠.
결과도 냉정하게 바로 나타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앞으로 그가 일하게 될 서울대공원과 85년에
벌였던 한판 승부였다고 했다. "84년도에 과천 서울대공원이 문을
열면서 용인 에버랜드의 입장객이 20%나 줄었어요. 비상이 걸렸죠. 당시
에버랜드 기획팀에서 판촉과장으로 옮기며 '장미축제'라는 페스티벌로
승부수를 띄웠죠."

그가 이 아이디어를 냈을 때 비용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당시 국민소득이 조금씩 올라가면서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축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밀어붙였다.

결과는 대성공. 장미축제가 열린 6월 한 달 입장객이 84년
14만7000명에서 10만명이나 늘었다. 그는 96년에는 에버랜드 안에
'캐리비안 베이'라는 대형 물놀이시설을 만들어 우리나라 놀이공원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도 받았다.

지난 5일 서울대공원 동물원을 찾은 어린이가 물소에 의해 다친 사고와
관련, "아무리 좋은 놀이시설이라도 사고 위험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