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있는 용인 북부지역 신도시 하수처리에
비상이 걸렸다.
1993년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에 용인 수지·죽전지구의 하수를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이 완공됐으나, 인근 주민의 반발에 밀려 1995년, 1단계 완공
이후 가동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하수처리장이 없는
아파트단지는 하수를 자체 오수정화조만을 거쳐 탄천으로 흘려보내고
있어 하수 오염의 원인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 인구 19만명에 처리시설은 없어 =199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아파트단지가 들어선 용인 북부 수지출장소 지역에는 6만2200여가구,
19만여명이 살고 있다. 이 지역 수지 1·2 택지개발지구와 구시가지에서
발생해 성남 복정하수처리장으로 보내지는 하루 하수용량은 2만t. 2004년
6월부터 2005년까지 1만8500여가구가 죽전 택지개발지구에 새로 입주하고
신봉·동천지구까지 가세하면 2만4000t의 하수가 추가로 발생하게 된다.
하지만 아직까지 용인지역에는 자체 하수정화시설이 없다. 당초 계획은
용인지역의 하수를 성남시 구미동으로 끌어모아 처리한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158억원을 들여 성남시 구미동에 하수처리장을 만들었다.
그러나 "왜 용인의 하수를 성남에서 처리하려 하느냐"는 인근 주민의
반발로 가동 한번 하지 못한 채 잡초가 무성한 폐허가 되어 버렸다.
용인시는 2000년부터 수지·죽전 통합하수처리장을 세우기로 하고 부지를
물색하고 있으나, 주거환경 악화를 내세운 주민들의 반발로 3년째
표류하고 있다. 죽전2동 군량뜰, 구성읍 보정리 삼막골, 죽전사거리
철도기지창 인근 등이 부지 후보지로 오르내리고 있을 뿐이다.
최근 토지공사 용인사업단은 2005년 초까지 40억원을 들여
죽전택지개발지구 내에 6000t 규모의 임시 하수 저류조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기도 했다. 용인사업단 관계자는 "하수량이 많은
낮시간대에 모아 밤에 성남 복정동 하수처리장으로 보내는 계획"이라며
"죽전에 통합하수처리장이 주민 반발로 늦어지는 이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방안도 정작 하수를 받아주어야 할
성남시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용인시는 "군량뜰 4만여평 부지에 하루 15만t의 하수를 처리할 수 있는
하수처리장을 내년 초에 착공하겠다"며 "2005년부터 2006년 8월까지
연차적으로 완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인시는 성남의 하수처리장으로
보낼 수 있는 차집관로의 용량이 1만7500t가량 남아 있기 때문에
죽전지구가 들어서기 전에 하수처리장이 만들어진다면 하수처리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택지지구 외 아파트는 자체 처리 =더 큰 문제는 택지개발지구 외
아파트. BOD(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 기준 10ppm으로 처리해 방류해야
하는 하수처리장을 갖추지 못한 이곳 아파트들은 자체 오수정화조를
갖추고 BOD 기준 20ppm으로 처리해 탄천으로 흘려보내고 있다. 시가
1년에 한 차례씩 수질검사를 하는 하루 처리용량 200t 이상의 대형
오수정화조만 50여개. 2년에 한 번씩 수질검사를 하는 200t 이하
정화조는 400여개에 이른다. 작년에는 50여곳의 대형 오수정화조 중
처리수질기준미달 등으로 9곳이 과태료 및 행정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최고 과태료가 400만원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솜방망이 처분이다.
이 때문에 탄천의 수질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환경부가 용인 죽전에서
측정한 탄천 수질 자료에 의하면 1997년 평균 5.5ppm이었던 BOD가
작년에는 23.2ppm으로 치솟았다. 죽전에서 조금 더 내려온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부근의 측정치도 같은 기간 7.2ppm에서 23.5ppm으로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용인시 관계자는 "아파트별 자체 하수처리 문제는 통합하수처리장이
만들어지더라도 주민들과 비용 문제에 대한 협의가 이루어져야 하므로
당장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