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신음중이다. 개막 이후 13경기서 1무12패. 코칭스태프는 말이 없고, 선수들의 얼굴표정은 딱딱하고, 팬들은 온데 간데 없다. "어쩌다 이지경까지…"라는 구단직원들의 자조섞인 말에 절망감마저 묻어난다. 더 심각한 것은 딱히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한 첫 삽을 팬들이 떠보면 어떨까. 지난해 일본프로야구에선 이와 유사한 일이 있었다. 한국 롯데의 자매구단인 일본 지바 롯데는 개막 이후 11연패했다. 투-타 동반부진이 이어졌고, 모두의 안타까움을 샀다. 하지만 희망까지 버릴순 없었다. 그들에겐 너무도 고마운 팬들이 있었다. 연패가 이어지면서 일어난 이상현상은 일본열도를 감동시켰다.

지바 마린스타디움의 오른쪽 외야석을 차지하고 있던 흰색 줄무늬 유니폼의 서포터스들. 연패수가 쌓이면서 팬들의 수도 갈수록 늘어났다. 급기야 구대성이 활약중인 오릭스와의 고베 원정경기에 무려 2000여명의 팬들이 장거리응원을 왔다. 도쿄 인근의 지바에서 고베까지 신칸센 왕복요금은 약 3만엔(30만원). 포기하지 않는 팬들의 함성은 결국 기적을 일궈냈다. 지바 롯데는 점차 힘을 내더니 지난해 퍼시픽리그 6개팀중 4위(67승72패1무)로 시즌을 끝냈다.

야구에서 전력은 지상과제다. 승리를 목표로 하는 프로구단은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때마다 기대를 저버리는 롯데구단의 처사에 부산팬들의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롯데야구단으로 인해 부산팬들의 가슴이 시원했던 적도 있다.

84년과 92년 한국시리즈 우승. 95년과 99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지금 롯데는 당시 사직구장을 가득 메웠던 '3만 함성'만큼이나 '3천의 절규'가 절실한 상황이다. 롯데에겐 무관심이 아닌 격려와 질책이 필요하다.

(스포츠조선 박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