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코는 기고만장, 코엘류는 와신상담.'
지난 16일 한-일전에서 한국이 석패를 당한 뒤 두 나라 감독을 둘러싼 분위기가 엇갈리고 있다. 한-일전은 양국의 역사적 감정이 걸려 있어 더 그렇다.
일본의 지코 감독은 현지 언론의 '띄워주기'를 등에 업고 거침없이 큰소리를 뻥뻥치며 인기몰이에 여념이 없다. 반면 한국의 코엘류 감독은 후일을 기약하며 조용한 휴식을 취하는 등 '정중동(靜中動)'하고 있어 대조적이다.
지코 감독은 지난 18일 일본 주재 외국특파원들과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6월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결승까지 진출할 자신이 있다"고 선언했다. 올해 일본축구의 최대 목표인 이 대회에서 지난 한-일전 승리가 약이 될 것이라고 장담한 것.
그는 한-일전에서 하루밖에 훈련하지 못하고도 이긴 사실을 강조한 뒤 감독을 '코치'가 아닌 '코디네이터'에 비유해 "선수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하는 게 감독의 임무"라며 자화자찬을 하기도 했다.
회견에 앞서 마련된 특별강연에서도 지코 감독은 일본대표팀의 몇몇 선수들은 브라질대표팀에 갖다놔도 손색이 없다며 일본 추켜세우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런가하면 경기 막판에는 선수 개개인의 힘이 필요하다고 역설, 지난 한-일전에서 경기종료 직전에 결승골을 허용했던 한국을 은근히 깎아내려 일본 축구팬들의 호응을 받았다고.
일본 언론들도 경기 내용면에서 한국에 비해 크게 열세였던 문제점은 거의 언급하지 않은 채 지코 감독의 `큰소리'를 앞세워 자긍심 높이기에 열을 올리는 양상.
반면 한-일전에 관련해 말을 아낀 채 곧바로 가족들과 함께 제주도 여행을 떠난 코엘류 감독은 골프를 치며 후일을 기약하고 있다. 코엘류 감독은 휴가가 끝나면 각 프로구단 훈련장을 찾아다니며 선수들을 체크할 참이다.
다음달 동아시아연맹대회에서 지코 감독에게 '새옹지마(塞翁之馬)'의 교훈을 안겨주고 싶은 게 코엘류 감독의 속마음이다.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