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섭이 18일 신시내티와의 경기에서 시즌 4호 홈런을 친 뒤 쭉쭉 뻗는 타구를 시선으로 뒤쫓고 있다. 왼쪽 신시내티 포수 제이슨 라루의 허탈한 표정이 재미있다.

시카고 커브스의 최희섭이 3일 연속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슬러거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기 시작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신인이 겪는 슬럼프를 의외로 빨리 극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희섭은 시즌 초반 3할대의 타율을 유지하다 4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쳤다. 라이징패스트볼과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에 약점을 보였다. 상대팀에서 분석과 견제가 들어왔기 때문에 겪는 당연한 현상이다. 그러나 준비된 메이저리거인 최희섭은 침착하게 타격 자세를 수정했고, 최상의 스윙 매커니즘을 유지했다. 결국 연속 홈런을 통해 마음고생을 말끔히 털어냈다.

▶감 잡은 타격 자세

타격 자세에 대해 이야기할땐 타자의 히스토리를 알아야한다. 최희섭은 시즌을 시작하면서 장타를 노리기 위해 상하체가 모두 높은 뻣뻣한 자세였다. 그러다 빅리그에 살아남기 위해 공을 때리기 보다는 맞히기 시작했고, 자세는 많이 숙여졌다. 몸이 숙여지자 몸쪽 공에 약점을 보였고, 파워도 떨어졌다. 무안타의 부진이 이때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엔 다시 중심을 약간 높여세웠다. 높지도, 낮지도 않은 지금 타격 자세가 최희섭에겐 가장 적절하다. 스윙이 크다고 홈런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현재 타격 모습에 자신감이 넘쳐나기 때문에 지금 페이스를 꾸준히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아울러 홈런을 의식하기 보다는 타율에 더 신경을 써야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밀어치기의 대가

4개의 홈런중 3개가 밀어친 홈런이다. 이는 최상의 스윙 매커니즘을 유지하고 있다는 증거다. 최희섭은 스윙 순간 오른쪽 어깨가 늦게 열리고, 릴리스 순간에 오른손이 덮이지 않는다. 공을 끝까지 보면서 몸 중심에 붙여서 때린다. 이는 가장 좋은 히팅 포인트를 보장한다. 당겨 치는 타자들은 수준급 투수를 만나면 홈런을 만들어내기 힘들다. 그러나 밀어서 넘길수 있는 타자는 어떤 공도 공략이 가능하다. 최희섭이 18일(이하 한국시간) 쏘아올린 홈런은 가운데 높은 공이었다. 이제 바깥쪽 공뿐만 아니라 가운데 공도 밀어칠 수 있다는 것은 홈런 확률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탄탄한 소프트웨어

타격감이 좋고 홈런을 친 타자들은 욕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래서 비슷한 공에 방망이가 나가기 일쑤다. 그러나 최희섭은 침착성이 무기다. 17일에도 최희섭은 홈런을 때렸지만 볼넷도 무려 4개나 골라냈다. 커브스 코칭스태프가 최희섭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다. 장타력을 갖췄음에도 팀을 위하는 자세로 타석에 임하기 때문이다.

(정리=스포츠조선 신창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