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생사(生死) 여부와 관련해 아랍권에서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얽힌 음모설이 나돌고 있다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랍뉴스'가 17일 보도했다.
아랍뉴스는 미 정부가 후세인이 달아날 수 있도록 어떤 막후 협상을 했을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전하고, 사실이라면 이는 후세인이 미국의
위선적 중동정책에 대한 문서나 증거를 폭로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이라크 전쟁 개전 직전 후세인에게 "48시간
이내에 바그다드를 떠나라"는 통첩을 한 이후 후세인은 모든 언론의
머리기사 제목이었고, 부시는 연설 때마다 그를 언급했다. 하지만
바그다드가 미군에 의해 함락된 지 1주일이 안 돼 부시는 후세인을
거명하지 않고, 후세인은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아랍뉴스는 미국의 역대 정부들이 후세인 정권을 비호했던 과거 역사를
상기시켰다. CIA는 후세인의 바트당(黨)이 집권하도록 도와주고,
1980년대 이란과의 전쟁 때는 온갖 재정적·군사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며, 심지어 쿠데타에서도 후세인을 보호해줬다. 1990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해 걸프전이 일어나기 이전까지 후세인은 미국으로부터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었다는 것. 미 국무부는 그 이전까지 후세인을
중동의 온건 세력의 중추로 만들기 위해 관계 확대를 모색했다. 심지어
국제인권단체들이 후세인 정권이 화학무기를 사용해 이란병사들과
쿠르드족(族) 수천여명을 살해했다는 증거를 제시했을 때도 미 국무부는
후세인에 대한 비난을 자제했다고 아랍뉴스는 비판했다. 때문에 미군의
바그다드 입성 바로 직전 후세인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미군은 거의
아무런 저항 없이 바그다드를 점령한 것과 관련해 음모설이 나도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아랍뉴스는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