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의 대표적인 인권운동가이자 노벨상 수상자 고(故) 안드레이
사하로프 박사 조형물 설치 문제에 미망인 옐레나 보네르 여사가
"기념비 건립은 남편의 삶을 왜곡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모스크바 시의회가 최근 사하로프 박사 기념비 건립 계획을 승인하며
본격 추진되고 있는 기념비에 대해, 보네르 여사는 "러시아는
사하로프가 숙원하던 변화와 다른 길을 가고 있다"며 "기념비 건립은
러시아가 지금까지 일삼아 온 위선에 또 다른 큰 하나를 보태게 될
뿐"이라며 반대했다.

보네르 여사는 체첸전쟁 반대 등 현 정권에 부담되는 인권 운동을
해왔으며, 러시아의 현 언론, 종교 정책 등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푸틴 대통령 정권과 앙숙이 돼 영국 망명 중인 보리스
베레조프스키 지원으로 사하로프 박물관이 겨우 유지되는 상황에서
기념비 건립은 우스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보네르 여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모스크바
시의회측이 기념비 건립을 강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하로프 박사 기념비는 지난해 하원에서 사하로프 기념관 건립 추진위가
구성되며 추진돼 왔다.

사하로프 박사는 수소폭탄 제조 이론 해명에 성공, 국가영웅이 됐지만,
핵실험 반대와 스탈린 독재체제 비판 혐의로 해외로 추방당했다.
페레스트로이카(개혁) 이후 귀국, 연방최고회의 대의원으로 활약하다
1989년 사망했다.

(모스크바=鄭昺善특파원 bschu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