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짐’의 출발

(96~106)=전체 형세를 다시 한번 점검해 보자. 이 시점에서
포인트는 참고 1도 백 1로 끊어두는 수가 성립하느냐 하는 것. 백 1때 흑
A면 백은 물론 B의 패로 받는다. 팻감이 관건인데, 이 패는 백에게
실전보 '가', '나'(안받으면 우상귀 흑 전체가 못 살아있다) 등의
팻감이 있어 흑이 못 당한다.

그렇다면 백은 2, 4의 굴복을 받아낸 뒤 7까지 짭짤한 이득이 보장돼
있다. 여기까지를 상정하면 확정가로는 빠듯한 형세. 여기에 중앙 백의
두터움, 좌중앙 흑의 약점 등을 감안하면 백을 쥐고 싶다는 게 최규병
九단의 진단이었다. 그러나 백의 다음 착점은 96. 수를 내는데 일가견을
가진 이세돌 다운 점이지만 결과적으론 이 수가 '망가지는'
출발점이었다.

흑 97은 절대수. '다'에 받는 것은 우하귀 용 팻감이 늘어나 안된다.
백도 98로 참고 2도 처럼 두는 것은 천지 대패가 발생하며 12까지 교환해
흑의 대승이다. 어쨌거나 100으로 돌파했지만 101로 '독립'해 버리니
오히려 '라'의 약점만 남았다. 잔수에만 너무 집착한 결과. 이것으로
국세는 다시 한번 출렁이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