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S여행사를 운영하는 전모(36)씨. 작년 말 태국 방콕에 있는 지점에 들렀다가 그곳에서 쇼핑센터 등을 운영하는 황모(35)씨의 연락을 받았다. 황씨는 한국인 여행객을 상대로 장사하는 교민으로, 그의 거래처인 셈이다. 하지만 황씨의 사무실로 찾아갔을 때, 황씨는 폭력배를 대동한 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이들로부터 야구방망이로 뭇매를 맞았다.

황씨가 S여행사 여행객을 자신의 가게에 데려다 준다는 조건으로 지난해 전씨에게 현금 1000만원과 승용차 구입비 3300만원을 줬는데도, 전씨가 약속을 지키지도, 돈을 돌려주지도 않았다는 이유를 댔다.

한국으로 돌아온 전씨는 복수를 위해 지난 2월 평소 알고 지내던 박모(28)씨 등 국내 조직폭력배 4명을 동원, 태국으로 건너갔다. 방콕 소재 M호텔 로비에서 전씨 패거리와 황씨가 동원한 폭력배 간에 패싸움이 벌어졌다. 싸움에 밀리자 황씨측이 권총을 발사했다. 한국에서 건너간 박씨는 오른쪽 허벅지 관통상을 당해 그 자리에서 쓰러지고 태국 경찰이 출동하면서 싸움은 마무리됐다고 한다. 외국 땅에서 여행사 대표, 태국 현지 쇼핑업체 대표, 각각 동원한 조직폭력배 등이 활극을 벌인 것이다.

전씨의 복수극은 이것으로 끝이 났지만, 이 싸움은 조직폭력배 간의 새로운 복수극을 낳았다.
부하인 박씨가 '원정'을 갔다가 총상을 입고 돌아오자, 조직에서는 이에 대한 복수를 결심해 다시 4명을 태국으로 보냈다. 이들은 "건달이 비겁하게 총을 사용했다"면서 "총기 사용에 대해 사과하고 충분한 보상을 하지 않으면 총을 구해 죽이겠다"고 황씨를 협박, 현금 1000만원을 빼앗았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17일 이 같은 혐의로 전씨와 황모씨, 조직폭력배 박씨 등 7명을 구속하고 같은 혐의로 나머지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달아난 일당 4명에 대해서는 인터폴에 수배를 요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 조직폭력배들이 해외 관광객 송출을 둘러싼 각종 이권사업에 개입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