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홍콩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망자 수가 또 5명
늘었으며, 사망자들 연령대도 이전 60대에서 15일에는 30대 초반까지
내려오는 등 사스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감염자 대비
사망자비율(치사율)도 초기 2.5%선에서 최근 4.5%까지 급증했다. 중국
정부는 사스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베이징(北京)시 전역에서 대청소를
실시했다.
◆홍콩=홍콩 정부는 사스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자 중학
2학년생(초등 포함)까지 휴교령을 21일에서 28일까지로 1주일 추가
연장했다. 중학 3년생 이상은 다음주 개교하고, 유치원은 원장 재량에
맡기기로 했다. 홍콩에서는 지난 15일 9명, 16일 5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사망자 수는 모두 61명으로 늘어났다. 16일 감염자 발생건수도 36명,
감염자 수는 1268명으로 늘었다. 의료진 감염도 꾸준히 증가, 15일 하루
동안 7명이 추가 감염됐다. 그간 감염된 의료진만 298명에 달한다.
감염보호복을 착용하고 집단 감염지인 아모이가든(淘大花園)에서
감염자를 병원으로 호송하던 경찰관도 감염된 것으로 나타나 이번 사스
바이러스의 전염성이 무척 강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지난 15일 사망자 9명 중 4명이 32, 34, 37, 45세의 비교적 젊은 나이인
데다 대부분 평소 지병 없이 건강했기 때문에 홍콩 의료당국 관계자들을
당황하게 만들고 있다. 보건당국은 사망자가 사태 발생 초기에는 만성
질병을 갖고 있던 노년층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으나 최근 들어 비교적
건강한 젊은 연령층으로 확산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이렇다 할 설명을
하지 못한다.
한편, 사스에 걸린 홍콩의 30대 임신부가 뱃속 아기를 구하고 끝내
목숨을 잃어 홍콩 시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16일 아모이가든
자택에서 사스에 감염된 임신부(34)가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임신
7개월째인 태아를 구한 지 2주일 만에 사망했다. 임신부는 지난달 26일
사스 감염 증세를 보이자 곧바로 프린스 마거릿병원에 입원했으나
리바비린과 스테로이드요법이 태아를 기형아로 만들 수 있다는 말에
치료를 거부했다. 의원관리국 대변인은 "이 임신부는 입원 6일 만인
지난 1일 제왕절개로 일단 태아를 살려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임신부도 프린스 마거릿병원에서 제왕절개 수술을 받아 태아를 살렸으며,
현재 중환자실에서 생사의 갈림길을 걷고 있다.
◆중국=베이징시는 사스 확산 방지를 위해 15일부터 3일간의 도시
대청소에 들어갔다. 중국의 대표적 IT단지인 베이징시 북부
중관춘(中關村)에서 지난주 사스 감염자가 발생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이
일대 업체들의 경제적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중국 정부는
최근 사스로 사망했다는 소문이 나돈 중관춘의 한 여직원의 건강한
모습을 16일 언론에 대대적으로 소개, 유언비어 진화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 위생부는 15일 각 지방정부에 지시를 내려 매일 매일의 사스 상황을
이튿날 정오 이전에 위생부 사스예방치료소조(小組)에 보고토록 했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지난 14일 광둥(廣東)성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들러 관계자들에게 "우리는 매우 걱정스럽다"
"조급함을 느낀다"며 사스 여파에 대해 큰 우려를 표명했다.
(홍콩=李光會특파원 santafe@chosun.com)
(北京=呂始東특파원 sdye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