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북한·중국의 3자대화 구상은 지난 3월 중국이 미국과 북한에
제안해 논의가 시작됐다고 16일 윤영관(尹永寬) 외교부장관이 밝혔다.

윤 장관은 "지난 3월 미국은 북한에 다자대화를 수용하라고 했고,
북한은 양자대화를 고집해 한동안 소강상태였으나, 중국이 미국에 대해
역(逆)제안한 것이 3자대화"라고 했다. 중국은 미·북이 서로 자신들의
주장을 굽히지 않자 리쥔(李軍) 당 대외연락부 아주국장 대리와
첸치천(錢其琛) 부총리를 3월 초 잇달아 평양에 보내,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첸 부총리는 북측에 다자대화에 응할 것을 주문했으나, 북한이
수용하지 않자 "미국도 다자 입장을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어 "그럼 어떻게 하면 수용할 수 있느냐"고 북측에 묻자
북측은 "기본적으로 다자가 싫고, 한국 등이 배제되면 된다"고 해
중국이 3자회담을 제의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북한이 3~4일
정도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는데, 이 무렵 중국이 기술적 이유를 내세워
잠시 북한에 대한 석유 공급을 중단한 것이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한편 미국은 중국으로부터 북한이 3자회담을 수용할 수 있다는 응답을
전해받고는 3월 28일 워싱턴을 방문한 윤 장관에게 "한국이 3자회담을
양해할 수 있느냐"고 수용 가능성을 타진했다.

윤 장관은 "나는 당시 방미 중에 파월 미 국무장관에게 설명을 듣고,
서울과 연락해 한반도 위기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대화의 단초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입장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3월 2일
발생한 북한 전투기의 미군 정찰기 위협비행사건과 지대함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이 계속 위협의 강도를 높여가고 있던 상황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정부 관계자는 술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