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엊그제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前) 정부가 겪었던
실패의 과정들이 이번에도 똑같이 반복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불안하다"고 심경을 밝힌 것은 현 정권이 봉착한 문제들을
대통령이 객관적이고 솔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특히 노 대통령은 잘못되고 있는 사례로 인사 편중과 난맥에 대한 지적,
진퇴양난에 빠진 개혁, 측근이 불미스런 일로 조사를 받고 있는 일 등을 들었다.
세가지 모두 대통령이 잘못을 인정하기 쉽지 않은 것들이란 점에서'대통령의
시인(是認)'자체도 의미가 없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문제는 이제 취임한 지 채 두달도 되지 않은 대통령이
어떻게 벌써부터'실패에 대한 불안감'을 토로하는 상황에까지 왔느냐는
것이다. 노 대통령의 언급이 없더라도 이미 시중엔 취임한 달여의 새 정권이란
사실을 무색케하는'피로감'이 흐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여기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현 정권 특유의'내편, 네 편'의식이 미친 영향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인사 편중과 난맥상 논란의 바닥엔'우리 편
사람을 파격적으로 쓴'문제가 있다. 노 대통령이"개혁 세력들과의 마찰이
더 감당키 어렵다"고 말한 것도 보기에 따라선'우리 편'끼리의 자중지란에
대한 고충 토로로 들린다.

또 대통령과 정부가 지난 50여일 동안 국민이 정작 중요하다고 여기는 문제
보다는 덜 중요하거나 심지어는 엉뚱한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들과 씨름하고
싸우는데 정력을 소모했고 거기에 국민들이 식상함을 느낀 측면도 있을 것이다.

예컨대 지금 정부가'기자들 취재'나'신문 오보 대응'같은 일에 열을 올리는
만큼 안보와 경제에 전력 투구하고 있느냐는 지적이다.

대통령과 정부가 인사와 개혁에서 반대편에도 손을 내미는 리더십을 발휘하고
엉뚱한 문제 대신 국민이 우선시 하는 안보와 경제에만 집중한다면
벌써부터 대통령이 불안해 할 이유도, 국민이 피로해 할 까닭도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