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6일 오후(한국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제59차 유엔 인권위원회의 '북한 인권상황 규탄 결의안' 찬반투표에 불참하기로 했다고 윤영관(尹永寬) 외교통상부장관이 15일 밝혔다.
윤 장관은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 출석, 인권위 표결에 대한 정부 입장을 묻는 의원들 질문에 "불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불참 배경에 대해 "현 한반도 상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핵 위기가 고조돼있는 현 상황에서 전체 안보와 관련, 전략·전술적으로 그런 결의안을 내는 것이 적절한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도 이인제(자민련), 박원홍(한나라) 의원이 “동족 문제에 그럴 수 있느냐” “북한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기 위한 것이냐”고 비난하고 나서는 등, 북한 눈치 보기라는 비난도 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북한민주화네트워크(대표 한기홍)와 탈북자동지회(회장 홍순경) 등 7개 북한 인권 관련 단체는 이날 낮 서울 중구 세실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유엔 인권위의 대북 결의안에 찬성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대북 인권 결의안이 유럽연합(EU)에 의해 제출됐다는 것에 대해 정부는 부끄러워해야 한다”며 “특히 이번 표결에서 정부가 기권할 수도 있다는 소식에 한 가닥 불안을 감출 수 없다”고 우려했으나 결국 묵살된 셈이다.

유엔 인권위는 10일 “북한에서 벌어지는 심각한 인권침해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는 EU의 결의안 제출에 따라 57년 역사상 처음으로 북한 인권상황 규탄 결의안을 정식 안건으로 채택하고, 16일 53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찬반투표를 갖는다. 유엔 차원에서 대북 인권에 관한 결의안이 채택되는 것은 처음이다.

EU가 제출한 결의안은 3쪽 6개항으로 북한에서 벌어지는 체계적이고도 광범위하며 심각한 인권침해 정치범에 대한 고문과 잔혹하고 비인간적 처벌과 대우 강제수용소와 수용자의 강제노동 탈북자 처리의 비인도성 북한 영아들의 영양 부족과 여성의 기본권 침해 등을 지적하고 있다.

이와 함께 북한 인권 상황 파악을 위한 국제 인권단체의 접근 허용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모든 국제협약의 의무사항 준수 고문방지 국제협약 가입 등을 북한에 요구하고 있다. 북한측은 이번 결의안에 대해 “우리는 이 결의안을 거세게 거부한다. 결의안이 한반도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