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김용옥씨가 노무현 대통령과의 단독 인터뷰를 갖고 노 대통령에 크게 감동, 화제가 되고 있다.
문화일보 기자로 활동중인 김용옥씨는 노 대통령과의 단독 인터뷰기사가 실린 15일자 기사에서 “노 대통령이 첫 인터뷰 대상으로 나와 같은 부담스러운 상대를 선택하다니…”라며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또 “기자로서의 나의 명운(命運)을 가름지을지도 모르는 이 붓 앞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도는 나의 느낌에 충실하는 것뿐”이라고도 했다.
김씨의 인터뷰는 문화일보 1,4,5면에 실렸고, ‘그(노무현 대통령)는 대도(大道)의 원칙적 인간’ ‘치(治)의 대상을 정책 아닌 문화로 인식’ ‘무위(無爲) 실현 통한 무불치(無不治)의 철학 확고’를 큰 제목으로 뽑았다.
김씨는 기사에서 “노무현이라는 사람이 기본적으로 착한 심성의 소유자라는 것을 회의하는 사람은 이 땅에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만나는 사람들, 그러니까 내 또래 혹은 그 이상의 연령의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노 대통령에 대하여 후한 평가를 아낀다”라며 “나의 세대의 엘리트임을 자처하는 모든 사람들의 노무현 인식론이 본질적으로 축적된 시대적 편견에 사로잡힌 결과라는 상반된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고 적었다.
그는 또 "내가 만난 노무현은 너무도 대상(大象)의 인간이었고, 대도(大道)의 인간이었다. 매우 프래그머틱한 관점에서 나의 질문에 능수능란하게 대처하리라는 예상과는 달리 그는 너무도 진지했고, 너무도 원칙적이었다"고 말했다.
50일 동안의 국정을 자평해달라는 김씨의 질문에 노 대통령은 "제가 이 기간 동안에 여러 분야에서 시도한 것은 새로운 문화와 새로운 방법입니다"라고 답했고, 김씨는 이에 대해 "그가 지금 다스린다고 하는 치(治)의 대상은 구체적인 정책의 문제가 아니라 그런 정책들을 파생시키고 있는 문화, 그리고 그런 문화를 발생시키고 있는 인간들의 사유방법에 관한 것이라는 뜻"이라며 "나와 같은 범인들에게는 그것은 매우 어려운 말이었다"고도 했다.
노 대통령은 또 “겉으로 드러나는 여러 가지 평가를 종합해보면 국민의 정부가 겪었던 과정을 비슷하게 걸어가고 있다는 그런 불안한 느낌을 받습니다”라고 했고, 이에 대해 김씨는 “나 도올을 만난 이 나라의 대통령이 최초로 던진 일성이, ‘나는 DJ가 겪었던 비슷한 실패를 반복하고 있다!’ 나에게는 너무도 충격적인 고백이었다. 나는 그의 자신있는 모습을 기대했었던 것이다”라며 대화의 첫 분위기가 매우 우울했다고 전했다. 도올 기자는 “그의 독백에 가까운 언설은 정말 너무 암울했다. 나는 웬지 서글퍼졌다”고도 했다.
김씨는 특유의 노자사상을 곁들여 노 대통령을 평했다. 그는 “나에게는 그가 노자가 말하는 무위지치(無爲之治)를 말하고 있는 것처럼 들렸다. 그런데 노자의 묘처(妙處)는 무위(無爲)를 위(爲)하면, 무불치(無之治)한다는데 있다. 즉 무위를 실현하면 다스려지지 않는 것이 없다는 말이다. 그는 당내·외의 양심세력에게 자생적인 폭발력, 그것을 요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비록 그것이 현실화되지 않더라도 원칙을 고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고 서술했다.
김씨는 인터뷰를 마치며 노 대통령에게 “원칙대로 소신대로 굽히지 말고 잘 해나가십시오. 노 대통령을 사랑하고 지원하는 많은 보이지 않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저 자신도 노 대통령의 정치실험이 우리 민족사의 가치있는 한 전기라고 확신하고 있고 그것이 잘 펼쳐지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