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시즌 초반 12경기를 마친 가운데 아메리칸리그(AL) 서부조는 이미 예상했던 힘의 구도가 잡혀가고 있다.
당초 투수력이 월등한 오클랜드 에이스가 앞서고 짜임새 있는 전년도 월드챔피언 애너하임 에인절스가 뒤를 바짝 추격하며, 시애틀 매리너스가 텍사스 레인저스를 근소한 차로 제치고 3위를 유지할 것이라는 것이 시즌전 전망이었다. 이들 4개팀은 하나같이 조 라이벌들과만 12게임을 치
렀는데, 벌써부터 명암이 분명히 갈리고 있다.
에이스는 초반 무서운 기세를 보이며 7승1패로 독주 체제에 돌입하는듯 했다. 하지만 에인절스가 저력을 보이며 지난 주말 에이스와의 3연전을 싹쓸이, 양팀이 각각 7승5패로 동률 선두에 나섰다. 초반 부진하던 매리너스는 레인저스와의 6게임에서 4승2패를 거두며 6승6패로 3위를 유지했고, 레인저스는 4번의 3연전에서 모두 1승2패씩을 기록하며 4승8패로 최하위권으로 처졌다.
그러나 변수는 충분히 있다. 각 팀들의 전력 차이가 작년의 경우처럼 확연하게 `3강1약'으로 갈라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레인저스는 구원 투수진이 작년에 비해 월등히 강해져서 변수로 등장했다.
레인저스 타선은 장타력이 돋보이지만, 어치피 에이스나 에인절스의 뛰어난 선발 투수진과 만나면 밀릴 수 밖에 없다. 지토나 헛슨, 멀더, 워시번, 오티스 같은 투수를 만나면 레인저스 타선도 대량 득점은 힘들다.
결국 레인저스가 훼방꾼이 될수 있으냐의 여부는 선발진에 달려있다. 선발진이 어느 정도만 버텨주면 레인저스도 다른 팀들과 대등한 승부를 펼쳐볼만 하다. 레인저스의 4승중에 3승이 선발 투수가 버텨주면서 거둔 것이었다.
그러나 레인저스 선발 로테이션이 두게임에 한번씩은 조기 강판되는 현재의 추세라면 문제는 커진다. 4월달부터 구원 투수진이 혹사를 당한다면 시즌 중반을 넘어서기 전에 팀이 붕괴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당초 박판호가 선두에서 이끌도록 계획됐던 레인저스의 선발 로테이션이 살아나야만 AL 서부조 레이스가 더욱 볼만해진다.
(알링턴=스포츠조선 민훈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