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의 읍과 9개의 면으로 이루어진 여주군에는 3만 5900여 가구가 살고 있다. 하루에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는 28.4t. 그 중 2.9t은 농가에서 퇴비 등으로 자체 처리되고, 나머지 25.5t은 점동면 처리에 있는 자원화사업장으로 모인다.
섞여 있는 비닐·플라스틱·금속류를 일일이 손으로 건져낸 음식물쓰레기들은 잘게 부숴진다. 쓰레기가 부서지는 과정에서 나오는 하루 6t의 침출수는 하수종말처리장으로 보내진다. 가루가 된 음식물쓰레기는 발효조로 향한다. 쓰레기더미에 공기를 불어넣으며, 15~20일 가량 호기성(好氣性) 미생물과 함께 두면 시금털털한 냄새를 풍기며 발효된다.
발효된 쓰레기는 2600평 규모의 비닐하우스로 옮겨진다. 비닐하우스에 살고 있는 것들은 셀 수 없이 많은 18t 가량의 지렁이. 5~6cm 길이의 지렁이가 쓰레기를 먹어 만들어내는 분변토는 퇴비로 팔려나간다. 혈관계통에 병이 났을 때 지렁이가 좋다는 민간 속설(俗說)이 있어 가끔 치료 목적으로 쓸 지렁이를 팔라며 통사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지렁이의 숫자가 많아야 분변토를 빨리 내 놓는 까닭에 웬만한 경우가 아니면 일반인들에게 분양하지는 않는다.
20kg 포대에 담겨서 2500원에 파는 분변토 퇴비는 올해 들어서만 2000여포대가 팔려나갔다. 충남 태안군의 한 고추작목반에서는 작년에 이 퇴비를 사다 뿌려 탄저병 등이 발병되지 않았다며 지난 9일 900포대를 한꺼번에 사 가기도 했다. 지렁이 배설물로 만든 유기질 비료는 화초와 묘목들의 좋은 영양공급원일 뿐더러 흙의 환기와 배수성을 높여준다. 음식물쓰레기를 퇴비로 만들어내고 또 그 퇴비가 유기농에 쓰이게 돼 지렁이는 이중으로 환경파수꾼 노릇을 하고 있는 셈이다.
10일 오전 찾은 ‘여주 음식물쓰레기 자원화사업장’에는 미화원과 공공근로자 11명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기능직 공무원 홍순찬(洪淳讚·44)씨는 “겉으로는 직원이 몇 명 안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수백억마리의 지렁이와 함께 일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지렁이들은 섭씨 15~25도 정도의 온도와 60~70% 정도의 습도를 유지해줘야 활동과 번식이 가장 왕성하기 때문에 관리에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
여주 자원화사업장에는 순천·수원·안동 등 전국에서 관련 공무원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는다. 2005년 7월부터 음식물쓰레기의 매립이 금지돼 도시지역이나 규모가 큰 지자체일수록 음식물쓰레기의 처리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주일 전에 전북 전주시에서는 지렁이 1.1t을 800만원을 주고 통째 분양해 가기도 했다.
군 환경보호과 관계자는 “1995년 이 시설을 처음 만들 때는 냄새를 풍기는 혐오시설이라는 이유로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 심했지만 지금은 탈취제(脫臭劑)를 뿌리는 등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 민원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지렁이를 이용한 음식물쓰레기 처리방법은 특히 농촌지역의 지자체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031)880-17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