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호남지역에서'푸대접론'이 퍼져 나가고 이 문제로 여권에서 상호
비난전이 벌어지는 것은 걱정스런 일이다. 이와 관련해서 청와대 정찬용
인사보좌관이 엊그제 한 라디오 방송에서'호남 푸대접론'확산의 원인에 대해
"호남지역 일부 정치인이 지역 감정을 악용하고 있다"고 말한 것은 선뜻
수긍하기어렵다.
'호남 푸대접론'은 현 정권 들어 핵심 요직과 권력직 인사, 그리고 이런
정권의 의중(意中)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일부 정부 산하기관 인사에서
호남 출신들이'물을 먹고 있다'는 인식 때문에 퍼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에선
이를 부인하고 있지만, '푸대접 받고 있다'는 정서는 인사 내용의 전체적인
인상에서 결정되는 것으로서 출신지역별 통계숫자만으로 해명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호남 푸대접론'이 정 보좌관 말처럼 두세 명 정치인의 선동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보다는 현 정권 들어 파격적 발탁 인사의
주인공들 그리고 막후 실세들 중 상당수가 대통령과 같은 고향사람들 아니냐는
호남 지역의 반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정권 핵심들은 감안해야 한다.
또 정 보좌관 스스로"행정자치부에서 약간의 편중이 있었다"고 시인하기도
했다. 그 행정자치부의 장관이 바로 그런 파격 인사의 대표적 인물이라는
사실은 호남지역의 반감과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현 정권이 왜 이런 인사를 하느냐에 대해선 내년 총선에서 부산·경남표를
얻기 위한 전략이라는 말들이 세간엔 이미 널리 퍼져 있다. 여기에는
'호남표야 어디로 가겠느냐'는 전제가 필요한데, 호남지역이 이에 반발하고
있는 것이'호남 푸대접론'이라는 것이고 이것이 바로 문제의 본질일 수도 있다.
지금 호남지역을 달래기 위해 정부 핵심 인사들이 '지방 순회 업무'를
명목으로 줄줄이 호남으로 가는것은 정부가 할 일을 벗어난 것일 뿐더러 마치
'선거 운동'처럼 비친다는 점에서 보기에도 좋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