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각본 없는 마스터스 드라마의 주인공이 될까?

비에 푹 젖은 코스에서 어수선하게 시작돼 18홀 최종 라운드를 앞둔 제67회 마스터스에서 누구도 예상하지 않았던 제프 매거트(39)가 선두에 나섰다. 간신히 컷을 통과한 타이거 우즈(28)는 3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뿜어내는 고도의 컨디션으로 마스터스 사상 첫 3연속 우승의 가능성을 남겨 두었다. 최경주(33·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는 한국 골프 사상 첫 컷 통과(주말 본선 진출)의 기록을 세운 데 이어, 내친 김에 메이저 첫 톱10에 도전한다.

맑게 갠 날씨 속에 13일(한국시각)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파72)에서 계속된 대회 3라운드에서 99년 매치플레이챔피언십 우승 이후 무관인 매거트는 6언더파 66타(버디 8, 더블보기1)를 치는 선전으로 중간합계 5언더파 211타로 선두에 나섰다. 전날 선두 마이크 위어(33)는 3오버파로 무너졌지만 중간합계 3언더파 213타로 2위에 머물렀고, 데이비드 톰스(36)와 비제이 싱(40)이 공동3위(2언더파)에 자리잡았다. 톰스는 2001 PGA챔피언, 싱은 2000년 마스터스챔피언인 역전의 맹장들이다. 매거트가 메이저대회 54홀 선두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더욱 부담이 크다.

여기에 3연속 우승을 노리는 우즈가 선두에 불과 4타 뒤진 공동5위(1언더파)에 극적으로 가세, 물고 물리는 치열한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2라운드를 5오버파 149타로 마쳐 꼴찌(공동43위)로 간신히 컷을 통과한 우즈는, 햇살을 받으며 마르기 시작해 훨씬 빨라진 그린을 예리한 ‘황제의 샷’으로 공략, 버디만으로 6언더파 66타의 완벽한 스코어를 냈다.

우즈와 같은 순위에 마스터스 2승의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37), 그리고 메이저 우승에 목마른 필 미켈슨(33)이 동승했다. 10번홀에서 시작한 우즈는 아멘코너의 관문인 11번홀(파4)에서 홀 오른쪽을 향해 굴러가다 크게 왼쪽으로 휘어들어가는 첫 버디를 잡은 뒤 13번홀(파5)에서 다시 버디, 선두에 11타 뒤진 판세를 우승가시권에 끌어올리는 발판을 마련했다. 우즈는 14일 오전 3시30분 마스터스 사상 첫 3연패의 대기록에 도전한다.

최경주는 첫날 고전하다 2라운드 3언더파 69타로 상승세를 타며 공동10위(1오버파)의 상위권으로 컷을 통과하는 기염을 토했다. 3라운드에서 버디와 보기 2개씩을 주고받은 최경주는 중간합계 1오버파 217타로 공동11위에 올라, 최종일 톱10이란 목표를 세웠다. 최경주와 같은 순위에는 어니 엘스(34), 닉 프라이스(46), 프레드 커플스(44), 마크 오메라(46) 등 유명선수들이 즐비하다. 최경주는 다시 엘스와 한 조가 돼 14일 오전 2시50분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다.

올해 마스터스는 폭우로 개막이 하루 연기된 뒤 3라운드에 앞서 76명이 2라운드 잔여 경기를 치르는 등 일정 차질이 빚어졌다.

/ 나종호기자 najh@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