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시내에서 약탈이 자행되는 등 무정부 상태가 벌어지는 것에
대해 국제 사회 여론이 좋지 않다. 미국도 이를 의식, 뒤늦게 질서
유지에 나섰다.

바그다드 시민들은 미군 진주 이후 후세인 대통령의 아들 우다이와 딸
할라흐, 타리크 아지즈 부통령 등 고위 인사 저택을 미군이 지켜보는
가운데 아무 제한없이 약탈했다. 10일에는 호텔과 외국인 고급
주택으로까지 약탈이 확대됐다. 그러나 미군은 이를 방치했다.

스탠리 맥크리스털 미 합참 작전차장은 9일 "미군이 한번에 모든 일을
처리할 수는 없다"며 치안 확보는 다음으로 미룰 것임을 시사했다. 미군
제7해병 연대 3대대장 마이클 벨처 중령도 "우리는 전투를 하거나
평화를 유지할 수는 있지만 경찰 업무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미군의 이런 소극적 자세에 대해 '후세인 체제의 한계를 보여주기
위해' '이라크민들의 대미 반발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방치한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국제사회는 미·영 연합군의 무책임함을 비난하기 시작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도 "우리는 약탈 장면도 봤으며 이제는 분명히 법과
질서가 주된 관심사가 돼야 한다. 유엔은 연합군이 이 지역 주민들
복지를 책임져야 한다고 확인한 바 있다"고 주문했다.

이쯤 되자 미국은 뒤늦게 '질서 유지'에 관심을 표시하기 시작했다.
부시 대통령은 10일(한국시각 11일) 영상 메시지를 통해 "연합군은
이라크인들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법과 질서 유지를 도울
것이다"고 말했다. 현장 지휘관들도 "정부 시설과 병원, 기타 지원
시설 보호를 목표로 지휘관 재량에 따라 이를 실천에 옮기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밝혔다.

미군은 조속한 이라크 안정을 위해 현장 전투부대는 물론 민심 수습을
전문으로 하는 '민사심리작전사령부(CAPOC·Civil Affairs and
Psychological Operations Command)'도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작전지역 민심 확보를 위한 질서유지활동 지원,치료,피해 시설 복구,
식량과 식수 제공 등을 수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