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가 미군에 장악된 지금, 후세인 체제가 그나마 유지되는 곳은
후세인의 고향 티크리트(Tikrit)를 중심으로 하는 바그다드 북부
지역이다.

미 중부사령부는 10일 "이라크군들이 티크리트에서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9일 "아직
싸워야 할 많은 곳들이 남아 있다"고 말한 곳 역시 이 북부 지역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미·영연합군은 바스라·나시리야·카르발라 등 바그다드 남쪽 주요
도시는 모두 장악했다. 서부 사막지역 역시 활주로 등 주요 시설은 모두
손에 넣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군이 완전히 장악하지 못한 곳들은
모술과 북부 유전지대 일부다.

미군은 이곳 장악을 위해 10일 새벽부터 티크리트를 비롯해 키르쿠크 등
북부지역 주요 도시에 폭격을 펼쳤다. 영국 BBC 방송은 이날 "유전 중심
도시 키르쿠크는 미군 지원을 받는 쿠르드족 병사들에 의해 함락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북부 전선에 배치된 미군 병력은 1000여명 정도에 불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보강하기 위해 3000여명 규모의 미 제4보병사단이
북부로 향했다. 바그다드와 티크리트를 잇는 주요 도로도 지난 주말 미군
특수부대가 이미 봉쇄했다.

후세인이 생존해 있다면 국내에서 향할 마지막 지역은 그의 고향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바그다드 북서쪽 150㎞쯤에 위치한
인구 26만명의 티크리트는 지난 30년간 후세인 체제의 중심지 같은
곳이었다.

후세인과 같은 이슬람교 수니파 주민들이 대부분이다. 수니파 3대 근거지
중 하나로 꼽힐 정도다. 정부와 군대, 바트당, 비밀경찰의 중심 인물
역시 티크리트 출신이 많다. 십자군 전쟁 때 기독교 군대와 맞서 싸운
전설적인 전사 살라딘의 고향으로, 후세인은 자신을 서구 제국주의에
맞서는 '제2의 살라딘'으로 선전해 왔다. 4개의 대통령궁 단지가 있어
은신처로서의 준비는 갖춰져 있다.


반 후세인 단체인 이라크국민회의(INC) 관계자들은 "후세인이 제거된
이후에도 최후까지 항전할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티크리트
주민들"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들의 충성심으로 볼 때 바그다드에서와는
달리, 도시 곳곳에 은신하고 불시에 습격하는 도시 게릴라전 양상이
끝까지 전개될 수 있다. 자살공격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 역시 이곳이다.
서방 언론들은 미군의 티크리트에 대한 본격적인 공격이 주말쯤 시작될
것으로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