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주민들이 다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공포에 빠져들고
있다. 지난주 초 감염자 수가 줄었다가 주말부터 다시 늘어났기
때문이다. 7일 현재 감염자는 883명에 사망자 23명이며, 홍콩이 '제2의
사스 파동주기'에 접어들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7일 량즈훙(梁智鴻) 홍콩 의원관리국 주석은 "최악의 경우 이달
말까지 감염자가 1800~3000명에 달할 것"이라며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대재앙(災殃)'이란 표현이 나온다.

사톈(沙田) 웨일즈병원 가빈 조인트 중환자실 책임자는 8일 "감염자가
3000명에 달하면 중환자실 환자 10명 중 4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의료인력과 장비·시설이 부족한 상황에서 중환자들에
대한 의료서비스를 보장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홍콩 보건당국은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 중이라고 밝혔지만, 공립병원의 부담을 민간병원으로
옮기는 '치료·진료 대행방안'이 고작이다.

의료진들은 벌써 "마스크와 보호복이 부족하다"면서 장비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수일간 무려 1만여벌의 보호복이 홍콩에
공급됐는데도 부족을 호소할 정도로 진료현장은 심각하다.

경제 파탄도 우려된다. 식당·호텔 등 서비스업은 30~50% 가량 매출
차질이 빚어지자 정부에 특단의 대책을 호소 중이다. 이대로 가면
연쇄도산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정부의 지원은 한계적이다. 물값·청소비
등 공공요금 인하 등이 전부다.

홍콩의 '아시아 국제도시' 이미지도 '아시아의 괴질도시'로
구겨졌다. 많은 외국인들이 중국 눈치 보느라 괴질유입을 차단 못한
둥젠화(董建華) 수반에 크게 실망하고 있다.

(홍콩=李光會특파원 santaf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