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은 문제없다. 사장과 내기를 해도 좋다."(지난 1월 중순 팀 합동훈련)

"롯데가 꼴찌?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밥줄을 끊어놓겠다."(지난 2월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구단에서 해준게 뭐가있어? 솔직히 우리가 4강 전력은 아니잖아요."(지난 3월 말 시범경기)

롯데 백인천 감독의 근거없는 자신감이 어느날 문득 쓰레기통에 처박혔다. 불과 석달 남짓 동안에 이뤄진 극심한 변화다.

롯데가 초반부터 휘청거리고 있다. 시범경기를 꼴찌(2승1무10패)로 마친 롯데는 현대와의 개막 2연전을 모두 내줬다. 문제는 향후 전망이 더욱 비관적이라는데 있다. 사령탑도 할말은 있다. 줄기차게 외쳤던 거포 영입이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백감독이 숨기고 싶지만 숨길수 없는 부분이 분명 있다.

최근 롯데는 선수단 운영의 중요사항을 코칭스태프회의를 통해 결정하고 있다. 백감독은 웬만한 질문에 "담당 코치가 알아서 할 문제", "코칭스태프 회의를 해봐야 한다"라며 발을 빼곤 한다. 얼핏 코치들의 의견을 존중하는것처럼 보이지만 그만큼 백감독은 목소리를 낮췄다. 한편에선 책임회피가 아니냐는 의심의 소리가 흘러나온다.

이런 상황은 결국 백감독이 자초했다. 올시즌 롯데는 외국인 선수 선발이 유일한 전력보강의 길이었다. 백감독은 스카우트팀을 제쳐놓고 전권을 행사했다. 일본내 지인을 통해 일본파 2명을 선발했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하다.

일본인 투수 모리는 시즌 개막전 일찌감치 보따리를 쌌다. 지난해 11월 호주 마무리캠프때부터 동료 투수들이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백감독은 줄기차게 엄지를 치켜세웠다.

지난해 일본 요코하마에서 뛰었던 왼손타자 보이 로드리게스는 시한부인생이다. 우익수 수비에 문제점이 드러났고, 기대했던 장타력에도 물음표가 붙었다. 구단에서는 4월을 마지노선으로 설정했다.

애물단지는 또 있다. 자유계약상태였던 김동수 대신 백감독은 재일교포 포수 김영화를 고집했다. 그러나 연봉 1억5000만원짜리 김영화는 백업도 힘들다는게 코칭스태프의 평가다. 최기문의 트레이드를 언급할정도로 백감독이 칭찬했던 선수의 현주소가 이렇다.

"내 눈이 나빠졌나."

얼마전 백감독이 툭 던진 한마디다. 모두가 아니라고 할때 혼자서 힘차게 고개를 끄덕인 백감독. 그의 코가 제페트 할아버지의 피노키오처럼 얼굴을 뒤덮었다.

< 부산=스포츠조선 민창기 기자 >